기침·발열 없는 ‘노인성 폐렴’ 주의

2025.11.26 (14:21)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호흡기 감염이 많이 늘어납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층은 단순한 감기나 기관지염도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폐렴은 공기 중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오거나, 코와 입, 목 안의 폐렴구균이 폐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그중에서도 노인성 폐렴은 단순히 감기처럼 끝나지 않고, 전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균이 혈액을 타고 퍼지면 전신에 염증을 일으켜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장에도 부담을 줘 심부전이나 부정맥,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김무영/서울시 북부병원 노인병클리닉 과장 : "폐렴은 초기에 진단해서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는 병인데 염증이 폐에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면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호흡 곤란이 올 수 있고, 전신 염증으로 퍼져서 패혈증이나 다발성 장기부전이 오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진단이 하루이틀만 늦어져도 입원이 필요하거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위독한 상황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노인성 폐렴의 경우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기침이나 가래, 발열 같은 징후 대신 기력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고, 피로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도 폐렴을 쉽게 의심하지 못하고, 병원 방문 시기를 놓치는 일이 적지 않은데요.

 

[김무영/서울시 북부병원 노인병클리닉 과장 : "어르신들은 식사를 잘 못하신다든가 평소보다 좀 처져 보이신다든가 좀 멍하게 어눌해 보이신다든가 이런 게 폐렴 증상일 수도 있고, 또 숨 쉬는 게 힘들어 보인다든가 좀 호흡이 얕고 빨라진다든가 또 균형을 잘 못 잡고 걸음걸이가 불안해지는 이런 증상들도 폐렴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환절기 폐렴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면역력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인데요.

 

하루에 30분 이상, 숨이 약간 찰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천천히 달리기, 실내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폐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같은 개인위생 관리도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데요.

 

[정성환/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거는 식사를 잘하셔야 한다는 거 하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시고 그다음에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시고 그다음에 잠을 잘 주무실 수 있도록 그렇게 좀 노력하셔야 합니다."]

 

고령층이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으로 악화하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요.

 

65세 이상 어르신은 가까운 보건소나 위탁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

 

접종은 평생 한 번으로도 충분하지만, 65세 이전에 이미 맞았다면 65세가 된 이후에 추가 접종을 하는 게 좋은데요.

 

[하진/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정책과장 : "우리나라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의 94%는 65세 이상이기 때문에 폐렴은 예방이 꼭 필요한 질병인데요.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한 번만 접종해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가셔서 예방접종 받으시기를 당부드리겠습니다."]

 

폐렴을 예방하는 데는 구강 위생도 큰 역할을 합니다.

 

입안의 세균이 기도로 넘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수시로 양치하고, 구강청결제를 사용해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습관 역시 폐렴을 예방하는 작은 실천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