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주 서귀포의 한 항구에서는 낚시를 마치고 돌아가던 60대 남성이 테트라포드에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사흘 뒤, 경남 통영에서도 갯바위 낚시를 하던 50대 여성이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부쩍 더워진 날씨에 바다와 강을 찾는 낚시객이 늘면서 이처럼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낚시객들이 주로 찾는 테트라포드와 갯바위는 발 디딜 공간이 좁고 표면이 매우 미끄러운데요.
바닷물에 젖거나 이끼가 낀 상태라면 균형을 잃고 추락할 위험은 더 커집니다.
특히 테트라포드는 성인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이에 거대한 구조물들이 얽혀 있어, 한 번 추락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갯바위 역시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어 파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순식간에 퇴로가 막혀 고립될 위험이 큽니다.
[신동규/동해지방해양경찰청 주문진파출소 경장 : "테트라포드는 추락사고 발생 시에 구조 요청을 외쳐도 주변 파도 소리로 구조자 목소리가 묻혀 주변 사람들이 잘 듣지 못해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추락 충격으로 인해 의식을 잃거나 그리고 휴대전화가 바다에 빠져서 통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접근이 어렵고 위험한 곳일수록 이른바 '낚시 명당‘으로 알려지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발길을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특히 기상이 나빠지는 걸 알고도 '한 마리만 더'라는 욕심에 철수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다 날씨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는데요.
잠깐의 머뭇거림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백승웅/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위 : "갯바위나 테트라포드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낚시 포인트지만 바다 안개나 너울성 파도 등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 시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지형에 익숙한 숙련자들이라 하더라도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불감증 및 음주, 야간 낚시 등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는 낚시하는 순간보다 자리를 정리하고 돌아가는 과정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요.
오랜 시간 쌓인 피로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을 헛디디기 쉬운 데다, 어둠이 깔리면 방향 감각마저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전을 위해서는 낚시를 시작하기 전 미리 철수 시간을 정해두어야 하는데요.
해가 지기 전, 충분한 시야가 확보될 때 활동을 멈추고 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예상치 못한 고립이나 사고에 대비해 스마트폰에 해상 안전 앱 ‘해로드’를 미리 설치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요.
[백승웅/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위 : "해로드 앱으로 신고 버튼을 누른 뒤에는 해경과의 통화 연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야간에는 휴대전화 손전등 기능을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계속해서 알려주게 되면 구조대원이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신속하게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부터 지켜야 합니다.
낚시할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어 발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요.
가급적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하고, 출발 전에는 낚시 장소와 귀가 시간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미리 알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낚시는 기다림의 여유를 즐기는 활동이지만, 사고는 그 여유가 방심으로 바뀌는 순간 발생합니다.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을 위한 긴장을 절대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