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 환자, 12월 최다…갑작스런 추위 경계

2025.12.02 (11:24)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오면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부담받는 곳은 바로, 심장과 혈관인데요.

 

실제로 심장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이나,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터지는 뇌졸중 환자는 일 년 중 12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뒤를 이었는데요.

 

추위의 강도보다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변화 자체가 우리 몸에 더 큰 부담을 주는 겁니다.

 

[현동근/인하대병원 인천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장 : "기온이 떨어지면 춥잖아요. 추우면 우리 몸이 다 수축하고 오그라들죠. 혈관도 갑자기 수축하게 되고 혈액의 액상도 변해요. 많이 좀 찐득찐득해지고 혈류 속도도 빨라지죠. 근데 혈관까지 수축이 돼 있으니까, 뇌나 심장으로 가는 혈류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그다음에 혈압도 굉장히 오르게 되죠."]

 

특히 고령층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이러한 날씨 변화에 더욱 취약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증상이 아주 약하거나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해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작은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증상이 갑자기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이 때문에, 이맘때는 작은 변화도 더 세심히 살피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얼굴이나 몸 일부가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가슴 통증, 체한 듯한 느낌이 이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요.

 

[오규철/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어지러움 또는 시야 장애 아니면 한쪽 팔이나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 또는 힘이 빠질 때는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고요. 갑자기 왼쪽 가슴 앞부분이 누가 쥐어짜고 짓누르는 듯한 통증, 거기다 식은땀까지 동반될 때는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이니까 이게 한 번의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이 되거나 강도가 악화할 때는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 속에서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체온 유지가 중요한데요.

 

외출할 때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머리와 목처럼 열이 쉽게 빠져나가는 부위는 모자와 목도리로 꼭 보호해야 합니다.

 

[현동근/인하대병원 인천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장 : "체온을 유지할 때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데가 목이거든요. 목에 경동맥이 그대로 노출돼 있기 때문에 목을 따뜻하게 하는 게 우리 체온을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추운 날에는 운동할 때도 주의가 필요한데요.

 

상대적으로 따듯한 낮 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걷기나 실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혈압과 심장에 부담이 되는 격한 운동은 피해야 하는데요.

 

너무 무리하면 피로가 쌓여 오히려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 강도는 평소보다 한 단계 낮추고, 몸 상태를 살피면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은데요.

 

[이혜진/강원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겨울에도 하루에 30분, 일주일에 150분 정도는 말하기에는 조금 숨이 차거나 아니면 이마나 등에 좀 땀이 맺힐 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번에 30분을 하기 어려우신 분들이 계세요. 그런 경우에는 10분씩, 아침·점심·저녁 나눠서 하셔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꼼꼼한 체온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몸 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지금, 생활 습관의 균형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심장과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