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절약 ‘화목보일러’…잘못 쓰면 위험천만

2025.12.15 (10:38)

지난달 6일, 경기도 연천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집을 모두 태우고 1시간 40여 분 만에 꺼졌는데요.

 

화목보일러의 연통이 과열되면서 불이 난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틀 뒤, 강원도 횡성의 한 주택에서도 화목난로에서 불이 나 노부부가 숨졌는데요.

 

경북 구미와 영양 등에서도 화재가 잇따랐습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추위에 나무를 사용한 난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관련 화재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요.

 

소방청의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750여 건에 달합니다.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는데요.

 

[황상현/강원소방본부 예방안전과 소방교 : "화목보일러는 연료의 특성 때문에 화재 위험이 큽니다. 장작은 연소 과정에서 불티가 쉽게 발생하고 온도 조절과 연료 투입을 사용자가 직접 관리해야 해 과열 위험도 커집니다."]

 

화목보일러는 난방비 부담이 적어 아직도 농촌이나 산촌 지역의 단독주택, 비닐하우스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을 직접 다루는 방식인 만큼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나무를 연료로 쓰다 보니 온도 조절이 쉽지 않고, 튄 불티가 주변 땔감으로 옮겨붙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오랜 사용으로 연통이 부식되거나 재 · 타르 같은 찌꺼기가 쌓여 배출구를 막으면 보일러 내부에 열이 쌓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정기적인 청소와 점검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 중 연기 · 불꽃이 보이거나 평소와 다른 소음이나 냄새가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멈추고 전문가에게 점검받아야 하는데요.

 

[한만석/한국열관리시공협회 강원도회장 : "화목보일러 사고가 나는 사례를 보면 나무를 너무 과다하게 많이 넣어서 과열돼서, 그리고 연통에 타르가 많이 생겨서 쌓이고 쌓이다 보면 거기에 열이 엄청나게 납니다. 그래서 굴뚝을 꼭 확인하고, 기계도 점검을 좀 하셔야 합니다. (난방수) 순환 모터가 돌아가지 않는 상태에서 불을 때면 보일러가 폭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할 땐, 화재뿐 아니라 일산화탄소 중독에도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연통이 막히거나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쉽게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목보일러에 사용하는 나무는 타르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 타르가 연통에 계속 붙게 되면 연통 지름이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외부로 배출되어야 하는 일산화탄소가 내부로 유입돼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나 질식 사고를 막으려면, 장작과 땔감은 보일러에서 최소 2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연료는 한꺼번에 많이 넣지 말고, 넣은 뒤에는 투입구를 꼭 닫아 불티가 튀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요.

 

화재에 대비해 소화기도 가까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보일러실 환기구는 항상 열어 유해가스가 원활히 빠져나가도록 해야 하는데요.

 

실내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꼭 설치해야 합니다.

 

[한만석/한국열관리시공협회 강원도회장 : "연통 청소는 보름에 한 번 정도 그리고 되도록 나무는 꼭 말려서,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불이 옮아 붙기 쉬운) 자루라든가 불쏘시개 이런 거는 (보일러로부터) 2m 후방에다 갖다 놓으시고 특히 생활 쓰레기는 절대 보일러에다 태우면 안 되겠습니다."]

 

난방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지만, 잠깐의 부주의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는데요.

 

따뜻함을 위해 피운 불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금 더 살피고 점검하는 마음이 가정을 지키는 가장 큰 안전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