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낙엽에 강풍까지…겨울철 ‘대형 산불’ 주의

2026.01.22 (17:57)

산등성이 사이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길은 거센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옆 산으로 옮겨붙었는데요.

 

이 불로 산림 93헥타르가 불에 탔습니다.

 

이처럼 강원 동해안과 경북 내륙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주의보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불과 열흘 만에 전국에서 10건의 산불이 잇따랐는데요.

 

특히 올겨울은 기후 변화로 산불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에, 일부 지역엔 눈과 비마저 내리지 않으면서 낙엽들이 바짝 말라 있기 때문인데요.

 

[안수정/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 : "(올해 1월은) 산불 위험 장기 예보가 ‘높음’으로 예측되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강수가 적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눈이 전국적으로 조금 내렸기 때문에 다소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경남 일부 지역 등 눈이 오지 않은 지역들은 산불 위험이 크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겨울 산불은 한 번 시작되면 진화가 쉽지 않습니다.

 

습도가 낮아 작은 불씨도 빠르게 번지고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면 불길이 순식간에 산 전체로 옮겨붙을 수 있는데요.

 

게다가 해가 짧고 지형까지 얼어 있어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진오/종로소방서 종로119안전센터 화재진압대장 : "겨울철 같은 경우는 해가 짧기 때문에 보통은 5시, 6시만 돼도 어둡거든요. 그래서 헬기 투입이 어렵고 대원들도 산에 올라가면서 낙엽 또는 (땅이) 얼어 있거나 그럴 경우에는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그래서 화재 진압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경에 따른 산불의 위험성을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불이 번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초당 4미터의 바람만 불어도 산불 확산 속도는 10배나 빨라졌는데요.

 

[안수정/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 : "(산속) 계곡 지형에서는 산불의 열기가 위로 향하기 때문에 그런 상승 기류가 계곡을 타고 빠르게 확산할 수가 있습니다. 아래에서의 공기 공급도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험준한 지형에서는 산불이 훨씬 더 빨리 번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산불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길가에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논밭에 남은 농업 부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들불도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특히 경사진 임야에서 불이 나면, 바람을 막을 장애물이 없어 불길이 빠르게 확산해 산불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김성용/국립경국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 "눈에 보이지 않는 낙엽이나 가지나 이런 것들이 땅속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산 바깥에서 불을 지피더라도 땅속에 있는 뿌리나 가지나 이런 것들에 불이 붙어서 산 쪽으로 옮겨붙을 수가 있고요. 들판 지역들을 보면 수풀들이나 잡초들이나 이런 것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나무보다 더 불이 쉽게 붙는 특징들이 있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불게 되면 산 쪽으로 삽시간에 옮겨붙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낙엽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물론 논밭에 불을 내서도 절대 안 되는데요.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도 화기 사용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불길이 시작됐다면 스스로 감당하려 애쓰기보다 즉시 119나 산림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데요.

 

‘내가 끌 수 있겠지’ 머뭇거리는 찰나, 작은 불길은 순식간에 번질 수 있습니다.

 

한 번 번진 불은 단순히 나무만 태우는 게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일상까지 송두리째 위협할 수 있는데요.

 

‘나 하나쯤이야’라는 방심이 대형 산불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