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집 비워도 요리해도 ‘화재 경계’

2026.02.24 (14:08)

명절 연휴엔 집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도, 여행이나 귀성으로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시기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바로 ‘화재’인데요.

 

실제로 최근 5년간 설 연휴에 발생한 화재 열 건 가운데 세 건은‘집 안’에서 시작됐습니다.

 

요리할 때 가장 위험한 건 바로 '잠깐의 방심'인데요.

 

기름은 온도가 오르면 불꽃이 없어도 스스로 불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잠깐 자리를 비우는 것만으로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실제로 불꽃이 닿지 않더라도 스스로 온도가 올라가서 불이 붙는 온도를 발화점이라고 하는데 식용유의 경우에는 약 250도에서 380도 정도가 발화점이거든요. 그때는 기름이 과열돼서 이 온도에 이르면 불꽃이 직접 닿지 않아도 화재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포도씨유 혹은 올리브유 같은 경우는 이거보다 훨씬 낮은 온도의 발화점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기름으로 조리하실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불에 달구는 실험을 해봤는데요.

 

10분 만에 온도가 360도를 넘더니, 저절로 불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불이 나면 많은 사람은 가장 먼저 물을 찾게 되는데요.

 

하지만 기름 화재에 물을 붓는 건 가장 위험한 행동입니다.

 

불이 붙은 냄비에 물을 붓자, 불길이 폭발하듯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데요.

 

[이승재/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소방위 : "식용유와 물은 섞일 수 없는 물질로 물을 뿌리는 즉시 물이 수증기가 되어서 1,600에서 1,700배로 부피가 팽창하고 주변의 기름과 화염을 사방으로 밀어 올려 급격한 연소 확대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식용유에 붙은 불은 어떻게 꺼야 할까.

 

가장 효과적인 건 주방 전용인‘K급 소화기’를 사용하는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만큼 급한 대로, 냄비 위를 큰 뚜껑으로 덮거나 배추처럼 잎이 넓은 채소를 불타는 식용유에 던져 넣으면 되는데요.

 

소금이나 베이킹소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영주/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베이킹소다 같은 경우는 열을 받았을 때 CO(일산화탄소) 가스가 발생하거든요. 산소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질식, 소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고요. 소금 같은 경우는 소금 자체가 열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서 열을 떨어뜨림으로써 화재가 더 확산하지 않게끔 하는 방법들이 있거든요. 다만 소금을 이용하실 때는 충분히 많은 양, 한마디로 이렇게 그릇으로 퍼서 뿌리는 형태로 꺼주셔야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집을 비울 때도 방심은 금물인데요.

 

무심코 꽂아둔 플러그 하나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 꽂아둔 멀티탭이나 노후화된 콘센트는 전류가 한쪽으로 몰리면서 접촉 부위가 서서히 달아오를 수 있는데요.

 

여기에 쌓인 먼지나 습기가 닿으면 작은 불꽃이 튀어 순식간에 화재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전기뿐 아니라, 가스 역시 빈집에선 큰 위험 요소인데요. 잠그지 않은 밸브나 낡은 배관 사이로 새어 나온 가스는 순식간에 대형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출할 땐 가스 밸브를 꼭 잠그고, 배관 상태도 평소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인데요.

 

[이승재/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소방위 : "(집을 비우기 전엔) 먼저 전기와 가스를 차단해야 합니다. 멀티탭 스위치까지는 전원이 투입되는 상황이므로 스위치만 끄는 것보다는 냉장고 등을 제외한 가전제품의 전원 플러그를 제거해야 하는데, 특히 충전 중인 배터리나 전열기기는 두 번, 세 번 체크하셔야 합니다."]

 

불 앞에 있을 때도, 집을 나설 때도 방심은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한 번 더 확인하고, 한 번 더 돌아보는 사소한 습관이 우리 집을 화재로부터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