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난 취약계층의 안전 문제와 사회적 책임
사회 양극화는 안전의 격차를 만들고, 취약 계층은 재난에 더욱 취약해지므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 안전의 척도가 된다.
1.1. 가장 안전한 사회의 기준: 취약 계층 보호
과거에는 물리적 안전(신체적 피해 없음)이 안전한 사회의 척도였지만, 최근에는 물리적 안전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전도 중요하게 여긴다 . 가장 취약하고 안전에서 소외된 계층이 얼마나 안전하게 지내고 보호받는지가 사회 안전의 척도이다 .
부유층은 어느 나라에서든 잘 살지만, 취약 계층의 경제 수준과 안전 보장 여부가 사회의 안전 수준을 결정한다 .
1.2. 대전 아파트 촛불 화재 사건: 재난 취약 계층의 현실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노인이 전기와 가스가 끊기자 촛불을 사용하다 두 번이나 화재가 발생했다 . 이웃 주민들이 사고 재발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노인은 귀가했고 두 번째 화재로 이어졌다 .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의 화재가 발생한 것은 초기 사후 조치가 미흡했음을 의미한다 .
사회적 격차와 빈부 격차가 재난 안전의 격차로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 사회의 약자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사각지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개인주의 심화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어렵다 .
취약 계층의 주거 공간은 대부분 노후화되어 있고, 화재 대응 설비가 부족하여 화재가 빠르게 확산된다 . 살림을 잘 버리지 못해 가연물이 많아 화재가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 . 취약 계층은 화재 발생 시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져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 안전 교육에서도 소외되어 위험 인지 및 예방이 어렵다 .
1.3. 재난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
경찰은 범죄성이 없는 단순 화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 경찰이 지자체나 복지 기관에 상황을 인계했더라면 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다 . 지자체는 안전을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여 다양한 복지 혜택과 안전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
서울시의 '약자 동행' 프로그램처럼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을 지수화하고 지원하는 노력과, 신청을 기다리기보다 취약 계층을 직접 찾아가 발굴하고 지원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 .
재난 취약 계층 분류 및 위험 요인 : 법적으로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 스스로 안전을 보호하기 어려운 이들을 재난 약자로 분류한다 . 지자체는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쪽방촌 노인 등 사회적, 경제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재난 취약 계층으로 정한다 경제적 어려움은 열악한 주거 환경, 노후화된 전기 기기 사용, 기후 재난(폭염, 한파)에 대한 취약성으로 이어진다 .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의 활용 : 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 거동 불편자가 화재나 가스 감지, 활동량 체크를 통해 119에 자동으로 신고되는 시스템이다 . 이 서비스는 위급 상황 시 신고 없이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 하지만, 만 65세 이상, 장애인 등록 여부 등 형식적인 요건을 갖춰야만 신청 가능하여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점이 한계다 . 기준 외에도 본인이 희망하거나 주변에서 위험을 인지하여 지자체에 알리는 등 예외를 인정하는 행정의 융통성이 필요하다 .
여름철 재난 취약 계층 안전 점검 : 과거와 달리 여름철에도 전기 사용 증가로 화재가 많이 발생하므로 전기 화재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 노후화된 전기 설비, 콘센트, 멀티탭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필요시 교체해야 한다. 냉방이 어려운 취약 계층을 위해 무더위 쉼터 등 공공 공간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자치 단체, 동장, 이장, 이웃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점검이 필요하다 .
2. 10년 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반복되는 재난과 구조적 문제
10년전 5월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인력 부족, 외주화, 모순된 작업 지침, 안전 의식 부재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반복된 비극이다.
2.1.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의 비극과 반복
2016년 5월 28일, 20세 김모 씨가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전동차에 치여 사망했다 .
당시 역내 직원들과 서울 메트로 측은 김 씨의 작업 사실을 전혀 몰라 열차 운행을 중지시키지 않았다 . 2인 1조 작업 원칙과 전동차 운행 시간 보수 금지 규정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 근무 인원 부족과 관리 감독의 허점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
반복되는 사고의 문제점 : 구의역 사고는 성수역, 강남역 사고에 이은 세 번째 유사 사고였다 . 동일한 재난이 반복되는 것은 재난으로부터 얻은 경험과 교훈을 활용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 사고 당시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아닌, 개인의 과실이나 제도적 미비로 치부하는 미봉책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 노동 여건, 근무 환경, 인력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재발 방지 노력이 부족했다 .
2.2.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 구조적 문제
2인 1조 원칙 미준수와 관리 부실 : 작업자가 혼자 작업하는 상황을 관제실에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리 감독의 심각한 부재를 보여준다 . 2인 1조 작업은 단순 작업이라도 안전 확보와 돌발 상황 대처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
모순된 작업 지침과 계약 조건 : 작업 지침은 안전 조치 후 작업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하청 업체와의 계약에는 사고 발생 시 1시간 이내 즉시 보수하지 않으면 페널티(지체 상금)를 부과하는 조항이 있었다 . 이는 안전을 확보하라는 지침과 빨리 수리하라는 계약 조건이 모순되어 작업자가 시간에 쫓겨 안전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
인력 부족과 열악한 작업 환경 : 사망한 김군의 작업 일지에는 동시다발적인 고장 접수로 혼자 여러 역을 이동하며 작업해야 했던 어려움이 기록되어 있었다 . 신고 접수 후 1시간 이내 도착해야 하는 압박 속에서 안전 조치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스크린도어 설치 초기 잦은 고장이 발생했음에도 충분한 인력 충원 없이 정해진 인원으로 대응하게 한 관리 문제가 있었다 .
외주화와 비용 절감 : 서울 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정비 용역 계약을 정비 전문 업체가 아닌 광고 대행 업체와 맺었다 .
광고 대행 업체가 정비 업무를 맡으면서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비용이 줄어들어 인력 배치나 안전 비용에 제한이 생겼다
이는 안전에 대한 의식 자체가 부족한 상태에서 비용 절감으로 인해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 결과이다 .
2.3. 사고 이후의 변화와 남은 과제
스크린도어 안전 개선 : 과거에는 역마다 스크린도어 형태가 달라 표준화되지 않았고, 점검 및 유지 관리가 어려웠다 .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가 철도 안전 시설물로 지정되어 시설 규격이 표준화되고 안전 관리가 강화되었다 .
선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수리 가능한 양방향 개폐형 도입, 레이저 센서 설치 등 안전 기능이 반영되었다 .
시스템과 시설은 안전해졌지만, 사람들의 안전 의식과 관심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
제도적 변화와 한계 : 가장 큰 변화는 외주화되었던 스크린도어 점검 및 유지 관리 인력이 정규직화되어 교통공사 측에서 직접 안전 관리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기업의 안전에 대한 책임성이 강화되어 사회 전반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하지만 제도나 정책의 압박으로 인한 안전 확보는 한계가 있으므로, 스스로 안전을 챙기려는 긍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작업자들도 안전 장구 착용, 안전 수칙 준수 등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하며, 오랜 경험으로 인한 안일한 생각은 사고의 여지를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