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것을 든 119구급대가 얼어붙은 강으로 다급히 접근합니다.
잠시 뒤 한 여성이 깨진 얼음 구멍 안에서 대원들이 던진 구명환을 잡고 가까스로 빠져나오는데요.
10여 분 만에 구조된 이 60대 여성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강을 건너다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졌습니다.
같은 날 충북 청주의 한 저수지에서도 얼음 위를 걷던 20대 남성이 얼음이 깨지면서 그대로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이처럼 매서운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꽁꽁 얼었던 강이나 저수지의 얼음이 녹거나 두께가 얇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광수/경기 과천소방서 119구조대장 : "해빙기엔 얼음과 물이 맞닿는 바닥 부분부터 녹기 시작하고, 얼음윗부분도 살짝 녹기 시작하면서 결빙 상태가 점점 약해지는 단계로 위험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얼음 자체도 위쪽이 미끄럽기 때문에 올라가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들어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최근 3년간 얼어붙은 호수나 저수지, 하천 등에들어갔다 얼음이 깨지면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130여 건에 달합니다.
아홉 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로 얼음 상황이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저수지 가장자리는 얼음이 녹으면서 밟자마자 물이 차오를 정도인데요.
얼음판 위로 손바닥 두께만큼 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습니다.
얼음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 재 봤는데요.
꽤 두꺼워 보이는 곳의 얼음 두께는 30cm 정도.
하지만 몇 미터 옮겨간 곳은 12cm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해빙기엔 출입이 통제된 얼음 낚시터나 호수, 저수지, 연못 등의 얼음판엔 절대 들어가선 안 되는데요.
[하종근/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언론공보팀 소방위 :"얼음낚시는 지정된 장소에서 해야 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구명조끼를 착용해야합니다. 한 장소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은 피하고, 특히 야간에는 낚시를 위해 파놓은 구멍이 있기 때문에 빠지지 않게 잘 살펴야 합니다."]
만약 얼음이 깨져 물에 빠졌다면, 침착하게 양팔을 얼음판 위에 올려둔 상태로 주변에 구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때 얼음 위로 탈출하려고 과도하게 움직이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하는데요.
[이광수/경기 과천소방서 119구조대장 : "얼음물에 빠지면 숨을 헐떡이게 되고, 심장박동도 빨라지고, 혈압이 급상승하게 됩니다. 이 상태를 저온 충격 상태라고 하는데요. 저온 충격 상태로 차가운 물에 10분 정도 있다 보면 팔다리가 무감각해질수 있습니다. 그만큼 저체온증이 빨리 올 수 있어서 더 위험합니다."]
깊은 물에 빠졌을 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수영하듯 발로 물장구를 쳐 몸을 띄운 뒤 몸을 얼음 위에 올려야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물 밖으로 빠져나왔더라도 바로 일어섰다간 약해진 얼음에 다시 빠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하는데요.
체중을 최대한 분산시켜 엎드리거나 데굴데굴 굴러 안전한 곳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만약, 얼음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다면 직접 뛰어들기보단 주변에 있는 물건을 활용해 구조를 시도하는 게 안전한데요.
[하종근/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언론공보팀 소방위 :"누군가 얼음물에 빠진 걸 봤을 땐 즉시 119로 신고한 뒤 직접 물에 뛰어들기보단 주변의 막대기나 스티로폼, 페트병 같이 물에 뜰 수 있는 물건을 빠진 사람 주위에 던져주는 게 좋습니다. 본인도 깨진 얼음 주변에 있다면 최대한 엎드려 체중을 분산시키고, 안전한 곳으로 천천히 기어 나와야 합니다."]
또, 얼음물에 빠졌다 구조된 사람이 있다면 담요나 마른 옷 등을 덮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막아줘야 하는데요.
빨리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