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더해지면서 해안가엔 낚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맘때가 되면 크고 작은 사고 역시 잦아지는 만큼 안전을 위해선 낚시객 스스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실제로 지난달 7일, 강원 동해안에선 70대 남성이 방파제에서 낚시하다 추락해 구조됐고, 30일 제주 서귀포시에선 갯바위에서 낚시하던 30대 남성이 새벽 시간 밀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3년간 동해와 포항 등 강원·경북권의 테트라포드와 갯바위에서 낚시하다 발생한 사고는 모두 97건.
다치거나 숨진 사람도 15명에 이르는데요.
사고 대부분은, 방파제나 갯바위 같은 해안가 구조물 위로 무심코 올라섰다 균형을 잃고 추락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테트라포드는 파도와 해일을 막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표면이 둥글고 미끄러워 자칫 발을 헛디디기 쉬운데요.
게다가 틈새로 떨어지면 손으로 붙잡거나 발을 디딜 곳도 마땅치 않아,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추락하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큰데요.
[김병수/속초해양경찰서 구조대 경사 : "테트라포드는 이끼와 따개비 등으로 인해 미끄럽고 날카로우며 구조를 위한 접근도 어렵습니다. 또한 테트라포드의 좁은 틈은 구조 및 응급 처치가 제한적이어서 신속한 구조가 어렵습니다. 야간에는 조난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고, 너울성 파도로 인해 추락자와 구조대원에게도 상당한 위험이 따릅니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출입이 통제된 테트라포드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테트라포드 구조물 사이로 떨어졌다면, 큰소리로 주변에 구조 요청을 해야 하는데요.
이 같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안가 인근에서 활동할 땐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하고 미끄럼방지 신발을 신는 게 안전합니다.
되도록 두 명 이상 함께 움직이고 휴대전화는 방수팩에 넣어 항상 몸에 지니는 것이 중요한데요.
[박성진/속초해양파출소 순경 : "구명조끼 착용은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낚시 중 바다에 빠졌을 때 체온 유지와 의식 보호를 도와줍니다. 또한 밤에는 시야가 제한되기 때문에 헤드 랜턴이나 야광조끼 착용 등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안에서의 낚시 사고는 테트라포드뿐 아니라 갯바위에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갯바위는 지형이 불규칙하고 미끄러운 데다, 밀물과 파도의 영향을 쉽게 받아 조금만 방심해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데요.
특히, 조류의 흐름이나 물때를 간과해 고립되거나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박봉균/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사 : "(갯바위 낚시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서 순식간에 바다로 빠질 위험이 있고, 또 갯바위에 있는 이끼나 물기 때문에 미끄러져서 날카로운 바위에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요. 외진 곳에서 혼자 낚시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신고와 구조가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갯바위에서 낚시할 땐 기상 예보와 물때 정보를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데요.
더 많은 물고기를 잡겠다는 욕심에, 위험천만한 지역으로의 무리한 접근도 자제해야 합니다.
[박봉균/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안전계 경사 : "낚시에 몰입하다 보면 주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죠. 날씨가 맑은 날에도 너울성 파도나 풍랑 · 강풍주의보 등 기상정보를 사전에 꼭 확인하셔야 하고요. 무리하게 욕심내서 위험한 장소로의 이동은 삼가야겠습니다."]
낚시는 즐거운 취미지만, 순간의 방심은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만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