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위로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화염은 순식간에 지붕 전체를 뒤덮었는데요.
화목보일러에서 튄 불꽃이 근처에 있던 땔감 더미에 옮겨붙으면서 불길이 시작된 겁니다.
이 밖에도 경남 사천과 전북 군산, 익산 등에서도 화목보일러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나무 땔감을 연료로 쓰는 화목보일러는 기름보일러보다 난방비 부담이 적어 많이 사용됩니다.
특히 땔감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농촌이나 산촌에서는 초기 설치비용만 들이면 반영구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화목보일러를 선호하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최병주/강원도 평창군 : "기름보일러를쓰면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백만 원이 더 들어가야 하는데, 그거 못쓰죠. 비싸서 쓰지를 못하죠. 그래서 화목보일러를 쓰는 거죠."]
하지만 사용자가 불을 직접 다루다 보니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도 큰불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지난해에만도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290여 건에 달합니다.
17명이 숨지거나 다쳤는데요.
[이용재/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화목보일러를 쓰는 곳은 주변에 땔감을 많이 쌓아 두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부주의하게 불꽃이 남아 있는 재를 조금 잘못 처리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건물 안이나 밖에서 화재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화목 보일러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봤는데요.
보일러 주변에 나무 땔감과 종이 상자 등 불에 잘 타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엔 가스통까지 놓여있는데요.
과열되기 쉬운 연통 주변에 전선들이 얽혀있기도 합니다.
[윤봉수/한국열관리시공협회 강원도회장 : "(연통주변이) 부식됐습니다. 여기에서 보이진 않지만, 굉장한 고열이 나옵니다. 그 고열로 인해서 주변의 박스나 인화 물질에불이 붙게 되면 산 밑에 있는 집이라 바로 산불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찌꺼기나 재 등이 연통에 쌓여도 화재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소방관 점검 중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전문가에게 점검받거나 연통을 청소해 줘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보일러에 적당량의 땔감을 넣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목보일러는 온도 조절 장치가 따로 없어 연통이 과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땔감을 적당량 넣었을 때 연통의 온도는 섭씨 50도에서60도 사이.
이번엔 연료통에 땔감을 가득 채워봤습니다.
연통의 온도가 빠르게 오르더니 20분쯤 지나자 220도를 넘어서는데요.
[윤봉수/한국열관리시공협회 강원도회장 : "나무땔감을 많이 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적당한 양을 넣어 연소가 잘될 수 있는 조건을 맞춰줘야 땔감도 적게 들고 화력도 유지돼서 좋습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배기가스도 연통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위험합니다."]
이 때문에 화목보일러를 사용할 땐 땔감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지 말아야 합니다.
연료를 넣은 뒤엔 꼭 투입구를 닫아 불씨나 재가 날리는걸 막아야 하는데요.
타고 남은 재도 안전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잿더미를 그대로 버리거나 방치하면 남은 불씨가 바람에 날려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또 불에 타기 쉬운 신문지나 땔감, 인화 물질 등은 보일러와 2미터 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하고 만일에 대비해 보일러실에는 소화기 등의 안전 장비를 갖춰두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