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인 줄 알았는데”…봄철 ‘독초 혼동’ 주의

2026.04.17 (17:43)

곳곳에 푸른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산과 들로 향하는 발길도 부쩍 늘고 있습니다.

 

향긋한 제철 나물을 직접 캐서 먹는 재미도 이맘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인데요.

 

하지만, 이 시기에는 비슷한 모양의 독초를 나물로 착각해 섭취하는 사고도 반복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독초를 먹고 이상 증상을 보인 사례는 90여 건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76% 이상이 봄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봄철에는 어린잎이 막 올라오는 시기라 식용 나물과 독초의 형태가 가장 비슷한 데다, 꽃이 피기 전이어서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정수영/산림청 국립수목원 연구사 : “아마 잎을 보고 대부분 채취하시는 경우들이 많아서 혼동하는 사례들도 있고 뿌리가 유사한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분들도 식물의 어린잎을 보고서는 동정(분류)하기가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가장 친숙한 봄나물인 '쑥' 역시 닮은 식물이 있어 채취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쑥’은 잎에 부드러운 털이 있고 비비면 특유의 향이 나지만, 쑥과 비슷하게 생긴 독초 '산괴불주머니'는 잎이 매끈하고 비비면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게 특징인데요.

 

쌉싸름한 맛으로 잘 알려진 ‘곰취’와 닮은 ‘동의나물'.

 

‘명이나물’로 불리는 ‘산마늘’과 비슷한 ‘은방울꽃’도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또 향이 강한 '더덕'이나 잎이 부드러워 봄철 많이 먹는 '머위' 역시 비슷하게 생긴 독초가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헷갈린다면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안전한데요.

 

[최상천/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야생식물을 잘못 섭취했을 경우에는 보통 30분에서 6시간 사이에 구토나 설사, 복통,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거나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섭취 후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먹을 수 있는 식용 나물이라 하더라도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두릅이나 고사리 같은 일부 나물엔 고유의 독성 성분이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먹어야 하는데요.

 

특히 도심 하천 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자란 나물은 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중금속이나 제초제 등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되도록 채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수영/산림청 국립수목원 연구사 : "미세먼지나 환경오염 등이 굉장히 좀 위험한 요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제초제나 중금속이나 이런 것들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에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에서는 채취하거나 먹는 것들을 좀 삼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되도록이면 안정적으로 재배되는 식물들을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입하셔서 드시는 것을 권고 드리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산나물이라 하더라도 땅 소유자의 동의 없이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인데요.

 

국유림이나 국립공원은 물론 사유지에서도 임산물을 허가 없이 채취하다 적발되면 현행법상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조민성/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사무관 :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는 희귀식물의 멸종을 초래하고요. 또 산림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특별 보호구역인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등은 생태적 가치가 높아 엄격히 채취가 금지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관계 법령 등 채취 가능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봄철 산나물은 자연이 주는 건강한 먹거리이지만 잘못된 선택 하나가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눈에 익숙하다는 이유로 섣불리 채취하기보단 확실히 알고 안전하게 즐기는 습관이 건강한 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