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는 아침 기온이 내려가면서 강가나 교량 인근 도로에 짙은 안개가 끼는 날이 적지 않습니다.
평소 익숙하게 달리던 길도 안개가 짙어지면 앞차와 차선은 물론, 주변 상황까지 확인하기 어려워지는데요.
실제로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를 월별로 살펴보면, 일 년 중 이맘때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안갯길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사망자 9명으로, 맑은 날보다 7배 이상 높았는데요.
안갯길에서 사고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짙은 안개로 앞을 제대로 보기 어려워 앞차가 갑자기 멈추거나 도로에 장애물이 나타나도 제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속도감을 가늠하게 해주는 주변 건물이나 가로수마저 안개에 가려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높이기 쉬운데요.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안개가 많이 낄수록 앞에 전방부터 측방까지 모든 부분이 똑같은 장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속도를 과속하게 되더라도 본인의 속도 감각을 전혀 못 읽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물체가 나타나면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어서 속도를 감속시키거나 운행을 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답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시야가 제한되다 보니 운전자는 앞차의 후미등을 이정표 삼아 주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불빛만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차간거리를 좁히게 돼, 앞차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대응할 여유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지상구/한국도로교통공단 경기지부 안전교육부 교수 : "안개가 짙을 때 앞차의 후미등만 보고 따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앞차가 갑자기 옆 차로로 이동하거나 급제동할 경우에 위험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방에 멈춘 차량을 피하지 못해서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안개가 짙어지면 답답한 마음에 상향등을 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향등의 강한 빛은 안개 입자에 반사돼 빛이 번지면서 오히려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는데요.
이럴 때는 상향등 대신 하향등을 켜고, 차량에 안개등이 있다면 함께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안개가 많이 끼게 되면 공기 중에 물방울이 떠 있는 겁니다. 즉 물방울 자체는 빛을 쏘게 되면 반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요. 따라서 상향등을 켜게 되면 도리어 이 앞에 시야 확보가 방해되고요. 따라서 안개가 많이 있는 지역에서는 하향등을 켜거나 또는 안개등, 노란 등이죠. 이걸 켬으로 인해서 좀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가 있고, 비상등까지 같이 켜주게 되면 남에게 나의 위치를 알려줌으로 인해서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가 있습니다."]
안개가 너무 짙어 전방 상황을 확인하기조차 어렵다면 무리해서 운전을 이어가는 것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데요.
출발 전이라면 안개가 옅어질 때까지 출발을 늦추고, 운전 중이라면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곳에서 잠시 대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현식/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 : "앞 차량과의 거리를 산정할 때 (흰색 점선) 차선이 최소 5개 이상 정도 보인다면 저속으로 안전하게 주행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전방 또는 외부 환경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에 집중되거나 고속도로 또는 일반 국도의 중앙 분리대에 설치된 시선 유도 표지가 1개 내지 2개조차도 보이지 않는다면 운행을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안갯길에서 앞차는 길잡이가 아니라 또 다른 위험 요소일 수 있습니다.
가시거리가 100미터 이내로 짧아지면 최고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속하고, 앞차에 의존하기보다 안전거리를 넉넉히 확보해 돌발 상황에도 대응할 여유를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