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빠르게 달려오던 화물차 한 대가 휘청이더니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데요.
곧바로 시뻘건 불길이 화물차를 뒤덮습니다.
화물차 두 대가 부딪혀 멈춰 선 뒤 뒤따르던 차량이 잇따라 부딪힙니다.
이내 폭발과 함께 불길에 휩싸이는데요.
시커먼 연기와 차량으로 뒤섞인 이 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고 37명이 다쳤습니다.
터널 안에서는 해마다 700여 건이 넘는 교통사고로 1,60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요.
치사율도 전체 교통사고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유용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터널은 밀폐된 공간의 특성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가 상당히 어렵고요. 환기 자체도 쉽지 않아서 유독가스나 또 여러 가지 연소 산화물들이 밖으로 배출되기
쉽지 않은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어두운 조명 때문에 피난 같은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다른 조건보다 훨씬 더 많은 인명피해와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터널에서 사고가 나면 일단 대피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시민들은 터널 안에서의 대피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김기태/대전광역시 유성구 : "아무래도 잠깐 정차 먼저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중간에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백선옥/대구광역시 동구 : "차를 한쪽 옆으로 세워놓고 일단은 피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단은
급한데 뭐 볼 거 있겠습니까."]
만약 터널에서 사고가 나 화재로 이어졌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먼저, 터널 내부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터널 앞에선 경고음과 함께 화재
진입 차단 시설이 내려옵니다.
불이 났을 때 차들이 터널 안으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치인데요.
만약 ‘진입 금지’라는
빨간 현수막을 봤다면 터널 안으로 절대 들어가선 안 됩니다.
이미 터널 안을 지나고 있다면 차를 몰고 최대한 빨리 터널을 빠져나가야 하는데요.
만약 차가 뒤엉켜 움직이기 힘들다면 갓길로 이동한 뒤 엔진을 끄고 열쇠를 꽂아두거나, 스마트키를 차에 두고 대피하면 됩니다.
구조에 방해되는 차량들을 제때 옮기기 위해선데요.
[방무혁/중앙소방학교 소방위 : "터널 안 화재의 경우 자동차 열쇠를 두고 대피해야 합니다. 갓길에
차량을 주차하고, 119가 소방 활동을 할 때 차를 이동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신속하게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자동차 키는 차 안에 놔둬야 합니다."]
국토부의 터널 방제시설 관련 지침을 보면 불이 난 승용차 한 대가 뿜어내는 연기는 20세제곱미터.
1초에 가로세로 3m, 높이 2m 크기의 방을 가득 채우는 연기가 만들어지는 건데요.
5분이면 1킬로미터 길이의
터널을 가득 채워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양입니다.
이 때문에 터널 안에서 대피를 할 땐 반드시 연기를 등지고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데요.
이때 수건이나 옷을 물에 적시거나, 물티슈를 이용해 코와 입을 막고
대피하는 게 중요합니다.
연기나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데요.
[방무혁/중앙소방학교 소방위 : "연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유독가스가 밀도 차이에 의해서 보통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자세를 낮추게
되면 아래 공간에 맑은 공기가 존재합니다. 젖은 수건 등으로 호흡기 쪽을 막고 나서 낮은 자세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합니다."]
터널 밖까지 탈출이 어렵다면 피난 유도등에 쓰인 숫자를 보고 가까운 피난통로를 이용하면 되는데요.
차단문을 통해 신속히 반대편 터널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황정수/한국도로공사 시설처
차장 : "길이 500m 이상 터널에는 보시다시피
피난연결통로가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차단문이 설치가 되어 있는데요. 사람이 밀고 나갔을 때 1분 후에 자동으로 닫혀서 반대 방향으로
연기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큰불이 아니라면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소화기나 소화전을 사용해 초기 진화에 나서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인데요.
이때 소화전의 비상벨을 눌러 화재 사실을 알리고 2차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