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오르면 심정지 발생률 1.3%↑

2022.07.18 (16:19)

지난 1일, 낮 최고 기온이 34도를 넘어섰던 경남 창녕의 한 농산물 유통 센터에서 40대 남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뒤 결국 숨졌는데요. 

 

열사병이 원인이었습니다.

 

 이 밖에 경기도 부천과 충북 충주에서도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잇따랐는데요.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2일까지 더위에 쓰러져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모두 760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김영준/기상청 예보 분석관 : "최근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있어 주기적으로 통과하는 저기압이 가세해 뜨거운 수증기가 유입되는 기간이 길었습니다. 7~8월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니 폭염과 열대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온열 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인데, 극심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합니다.

 

 일사병과 열사병은 발생하는 원인과 대처하는 방법, 그 증상까지 모두 다른데요.

 

 구별해 알아둬야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고 정확한 응급처치가 가능합니다.

 

[이세욱/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흔히 이야기하는 일사병은 적절한 조치를 하면 안전하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열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다발성 장기 손상이 일어나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밀폐된 곳에서 장시간 일하게 되면 체내에서 발생하는 열의 배출이 어려워 젊은 성인도 열사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방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사병은 주로 야외에서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걸리는 질환으로 '햇볕'이 주요 원인입니다.

 

 한여름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려 탈진하는 경우와 비슷해 '열 탈진'이라고도 부르는데요.

 

 흔히 '더위 먹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햇볕이 없어도 걸릴 수 있는데요.

 

 비닐하우스나 창문이 닫힌 실내처럼 밀폐되고 무더운 공간에서 '열'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외부의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일사병과 열사병은 나타나는 증상도 서로 다릅니다.

 

 일사병은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요.

 

 서늘한 곳으로 옮겨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나아집니다.

 

 반면에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심하면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한데요.

 

 이때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자라면 온열 질환이 급성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씩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세욱/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체온이 올라가면 심장이 빨리 뛰고, 심장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원래 심장이 잘 못 뛰는 심부전 환자들은 심부전이 더 악화할 위험이 높아서 더 위험한 상태가 되고요. 그다음에 먹고 있는 약도 심장에 더 악영향을 미치거나 체온 조절을 못 하게 만들기 때문에 온열 질환에 더 취약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온열 질환을 피하려면 사람이 많지 않은 실외에서는 되도록 마스크를 벗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최대한 가리고,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어 체온을 최대한 낮추는 게 좋은데요.

 

 또 가장 더운 정오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게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