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오랜만에 전기장판을 꺼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반갑지만, 그 열기 안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숨어 있는데요.
따뜻하다고 방심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0~50도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저온화상은, 일반 화상과 달리 피부 속 깊은 곳까지 손상돼도 증상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데요.
이 때문에 전기장판을 사용한 뒤 피부가 붓거나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윤천재/화상전문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저온화상은) 이미 증상을 느꼈을 때 깊게 다친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일반 화상은 뜨거운 물에 바로 순식간에 다치기 때문에 찬물로 식혀주면 어느 정도 손상을 막을 수가 있는데 이미 저온 화상은 오랜 시간 동안 (피부가) 익혀왔기 때문에 응급 처치를 한다고 해서 이 안쪽에 있는 화상을 되돌릴 수가 없어요."]
특히 당뇨병이나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피부 감각이 둔해 화상을 입어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만큼 사용할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요.
자기 전엔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도록 설정하고, 술을 마셨거나 수면제를 복용한 뒤에는 열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만큼 전기장판 사용은 아예 피하는 게 좋습니다.
[윤천재/화상전문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노인분들이 많이 다치세요. 왜냐하면 뜨거운 장판, 온열매트, 온수매트, 겨울에 핫팩, 핫팩을 붙이고 등산도 많이 하시거든요. 핫팩 같은 경우는 옷 위에다 하시는 게 좋고 전기장판이나 매트도 바로 위에 누우시는 것보다는 이불 같은 것을 깔고서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전기장판의 또 다른 위험은 바로 ‘화재’인데요.
오랜 시간 과도하게 접어 보관했거나 무거운 물체에 눌려 손상된 전기장판을 사용할 경우, 열이 한곳에 몰리면서 화재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낡은 전기장판은 내부 전선이 쉽게 닳거나 끊어져 과열이나 합선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불이나 매트리스로 옮겨붙으면 큰 피해로 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기장판과 담요, 전기방석 등 계절용 전열기기로 인한 화재는 약 230건에 달했는데요.
그로 인해 14명이 다치고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박광묵/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재해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전기장판의 경우에는 성능과 가장 밀접한 부분이 온도 조절하고 열선 부위입니다. 온도 조절이 잘 안될 경우, 또 열선이 손상될 경우 화재나 화상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고요. 전선, 플러그 또 온도 조절기 등의 손상 여부가 있는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화재를 막으려면, 사용 전 꼼꼼한 점검이 필수인데요.
오랜 시간 장롱이나 이불장에 보관했던 전기장판이라면, 전원을 연결해 최소 30분 정도는 켜 둔 채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연기나 타는 냄새가 나는지, 이상한 소리가 나진 않는지도 함께 살펴야 하는데요.
[이용재/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전기장판에 손상이 없다 하더라도 반드시 콘센트는 외출할 때 아예 뽑아놓고 나가셔야 하고, 전기장판에 딱히 사용 연한이라는 건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보통 한 7년 이상, 10년 정도 사용한 제품이라면 반드시 세부적으로 좀 확인해 보신 다음에 사용하는 것이 맞죠."]
사용하지 않을 땐, 전원을 뽑고 완전히 식힌 상태로 보관하는 습관도 중요한데요.
새 제품을 구매할 때는 국가 통합 인증 ‘KC 마크’와 ‘안전 인증 번호’가 표시돼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