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 속 ‘달리기’…저체온·미끄럼 주의

2025.11.10 (14:41)

운동하기 좋은 계절, 바로 가을입니다.

 

거리에는 아침저녁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쌀쌀해진 11월의 공기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이맘때, 차가운 공기는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심혈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데요.

 

충분한 준비가 없다면, 건강을 챙기기 위한 운동이 오히려 통증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이성기/차 의과학대학 스포츠의학과 교수 : "저온에서는 모든 조직들이 수축해 있는 상태입니다. 근육이나 인대나 관절의 가동력(움직임)이 확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쉽게 낙상이 생길 수가 있고, 근육이 찢어진다거나 관절에 무리가 간다거나 근골격계 부상을 입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뇌동맥 같은 경우는 압력이 높아진 것만으로도 파열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혈관(질환)을 가진 사람한테 추운 환경에서의 운동은 조금 위험한 상태의 환경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기온이 낮은 날에는 준비운동 시간을 평소보다 두 배가량 늘리는 것이 좋은데요.

 

가능하면 실내에서, 땀이 맺힐 정도로 몸을 충분히 풀어준 뒤 달리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달리는 동안 내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나 밴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성기/차 의과학대학 스포츠의학과 교수 : "운동할 때 사람들이 목표를 정하고 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때문에 심장에 굉장한 무리를 줄 수가 있거든요. (스마트) 워치를 차고 운동하다가 (최대 심박수의) 80프로 강도에 오면 그때부터는 쉬면서 운동을 마무리하면 좋고요."]

 

또,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면 달리다 잠시 멈췄을 때 체온이 빠르게 내려가 저체온증의 위험이 커지는데요.

 

얇은 옷 한 벌보다는 여러 벌을 겹쳐 입고, 필요할 때 벗고 입으며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리던 중 귀나 손끝이 시리거나 몸이 떨린다면, 즉시 따뜻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회복해야 하는데요.

 

[이준철/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하면서 얼굴이 창백해진다든지 손발이 시리거나 호흡이 좀 빨라지고 피로감이 또 올라가고 근육 손상 같은 것들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땐) 보온 재킷을 입어서 열 손실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겠고, 실내로 빨리 이동하는 거 그리고 따뜻한 음료를 섭취해 주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이맘때는 달리다 넘어지는 낙상 사고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평범해 보이는 도로 위 낙엽도, 살얼음이 끼거나 얼어붙으면 빙판길만큼이나 미끄러울 수 있기 때문인데요.

 

또, 이른 새벽이나 해질 무렵엔 시야가 제한되면서 웅덩이나 나뭇가지, 보도 가장자리의 작은 경사 같은 장애물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가 짧아지는 이맘땐 주변 지형과 노면 상태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요.

 

나에게 맞는 달리기 속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정미/한국건강증진개발원 비만영양사업단장 : "달리기는 걷기보다 심장, 폐, 근육의 활동을 더 요구하기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 바로 달리기보다는 약 6주간 하루 30분 이내에서 호흡이 약간 가빠질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시작하고 이후 개인의 체력 수준에 맞추어 달리기의 시간과 거리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달리기는 기록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건데요.

 

발걸음 하나하나를 천천히, 주의 깊게 챙기며 달리는 습관이 부상과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