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일가족 3명이 숨졌습니다.
경찰 감식 결과, 에어컨 전원 선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밖에도 서울 서초와 강원도 춘천, 그리고 경북 포항에서도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가 잇달았습니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천 백여 건.
1년에 200건 이상 발생하는 셈입니다.
절반 가까이가 주택 등 주거 시설에서 발생했는데요.
4명이 숨지고, 30명이 넘게 다쳤습니다. 재산 피해도 50억 원이 넘는데요.
에어컨 화재는 6월부터 늘기 시작해 7월과 8월 사이 집중됩니다.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이 시기에 일어나는 건데요.
화재의 주요 원인을 보면 전선의 접촉 불량이나 손상 같은 전기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에어컨이 작동되고, 실외기 연결 부분에 열이 감지됩니다.
얼마 뒤 순식간에 섭씨 150도까지 열이 오르면서 불길이 치솟는데요.
전선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은 채 에어컨을 켜자 열이 오르면서 화재로 이어진 모습입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에어컨 화재의 75%가량은 전기적 원인의 화재입니다. 단자와 전선의 결속이 불량하든지,전선이 노후화돼서 발생하는 전기적인 화재가 4분의 3을 차지하고요. 더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오랜 시간 사용했을 때 과열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고요. 특히 그 주변에 먼지라든지 불에 탈 수 있는 물질이 많이 있었을 때 큰 화재로 번지게 되는 것입니다."]
실외기에서 화재가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계 자체에서 열이 나는 데다 외부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각종 변수에 취약하고,노후화 되기도 쉽기 때문인데요.
외부에 노출된 실외기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오후 4시에 측정한 기온은 33도.
열화상 카메라로 실외기의 온도를 측정해 보니, 50도가 넘는 곳이 많습니다.
실외기 내부가 70도 이상 오른 곳도 있는데요.
[이재훈/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에어컨 실외기 같은 경우 외부 환경에 노출돼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기본적인 환경 조건이 여름철 강한 열기에 의해서, 위치에 따라서 30도에서 60도의 환경에 항상 노출되는 제품이거든요. 그래서 습기나 먼지 등과 같은 이물질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고, 또한 쥐와 같은 동물에 의해서 전선 피복이 손상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화재가 잦을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인 거죠."]
에어컨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선과 실외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에어컨의 전선은 과열되기 쉬운 만큼 멀티탭이 아닌 단독 콘센트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또 실외기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설치해야 합니다.
벽에서 최소 10cm 이상 떼어 설치해야 과열을 막을 수 있는데요.
[박재성/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실외기가 바깥에 있다 보니까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데 실외기의 팬이라든지, 필터에 먼지가 많이 끼게 되면 이것이 화재 시 가연물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에어컨 과열에 의한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청소해 주는 것이 좋고요. 오랜 시간 동안 계속해서 틀지 말고 중간에 좀 쉬어서 과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에어컨 화재를 방지하는데 중요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 실외기 전선의 피복이 벗겨지거나 훼손된 부분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하는데요.
실외기 배관에서 나온 물이 전선 연결 부위에 닿게 되면 누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