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2도 넘게 올라간 여름 산.
덥고 습한 날씨에도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김춘오/서울시 도봉구 : "집에 있으면 할 일도 없고, 답답하니까 제일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산이죠."]
[이상구/경기도 양평군 : "산행하면 숨쉬기도 좋고, 운동도 되고,내 몸도 치료되는 것 같아서."]
여름철은 겨울철보다 등산하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방심할 수 없습니다.
지난 5년간 국립공원에서 산악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60여 명.
등산객이 많은 봄, 가을보다도 여름철에 사망자가 더 많았는데요.
여름 산행은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은 데다 소나기가 내리는 등 기상 상황도 시시각각으로 변해 낙상이나 탈진, 온열질환 등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 등산을 하다 허리를 다친 50대 여성이 들것에 실려 가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비가 내리는 산에 올랐다 미끄러져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이날 도봉산엔 종일 비가 예보 돼있었습니다.
[이현정/서울시 119 특수구조단 도봉산 산악구조대 : "비 오는날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고 산행하는 분들이 있는데, 폭우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기 때문에 되도록 산행을 자제하고, 만약 산행하더라도 비가 오기 시작하면 빨리 하산하는 게 좋습니다. 여름엔 다른 계절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체력 분배를 잘해서 등산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려 탈진하기 쉬운 여름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과 등산로를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계획대로 산에 오르다가도 몸에 무리가 느껴지면 햇볕을 피해 바로 휴식을 취하는게 좋은데요.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물과 비상식량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날씨 변화가 심한 여름 산행에선 갑작스러운 폭우에 의한 사고도 조심해야 하는데요.
비가 조금만 내려도 계곡물이 크게 불어나 고립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은 얼마나 위험할까.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실험 결과를 보면 계곡물이 무릎 정도까지만 차도 안전장치 없이 혼자 계곡을 건너는 건 불가능합니다.
어른 6명이 동시에 미는 정도의 강한 힘이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 "계곡의 수심이 얕다고 혼자 건너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산의 경우, 경사가 급한 지형을 이루고 있어 순간적으로 무릎 이상까지 수심이 불어날 수 있고요. 특히 급류일 땐 물살뿐 아니라 나뭇가지, 돌멩이가 같이 떠내려오기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단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면 가능한 한 빨리 산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또 계곡에 설치된 스피커 등의 방송시설에서 대피 안내가 나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대피해야 하는데요.
만약 불어난 물에 계곡을 건너기가 여의찮을 땐 무리해서 건너려 하지 말고 반드시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현정/서울시 119 특수구조단 도봉산 산악구조대 : "(비가 내려) 급하게 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계곡에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로 하산하고, 하산하기 힘들 땐 산 아래로 내려올수록 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조금 더 위로 올라가서 구조대가 올때까지 체온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또, 여름 산에선 각종 벌레와 나뭇가지 등으로 상처를 입기 쉬운 만큼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는 게 안전한데요.
만약 반소매 티셔츠나 반바지를 입는다면 팔 토시, 레깅스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