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해진 날씨에 산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등산객만큼 안전사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요.
가을 산행에서 가장 흔한 건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넘어지는 실족과 추락 사고입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단풍철에 발생한 관련 사고만 2천백여 건을 넘어서는데요.
바짝 말라 보이는 낙엽 아래엔 이슬에 젖은 흙이나 돌이 숨어 있어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파른 경사나 돌계단 위에서는 작은 미끄러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산행 거리가 짧더라도, 발목을 단단히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등산화는 필수입니다.
또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등산용 스틱도 반드시 챙겨야 하는데요.
특히 내리막길에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면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김홍석/도봉산 119산악구조대 소방교 : "대부분 구조 대상자가 운동화를 많이 신고 등산을 하셔서 미끄러져서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산행 계획을 무리하게 잡다 보면 하산이 늦어지게 되고, 무리하게 체력을 많이 쓰게 되면 실족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얇은 옷차림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데요.
이맘때는 오후 다섯 시만 돼도 산 속이 금세 어두워지고, 기온도 빠르게 떨어집니다.
얇은 복장으로 산행에 나섰다가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최승철/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교육원 산악안전교육부장 : "가을철에는 해도 짧고 기온 변화가 커서 헤드 랜턴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준비도 필요하고요. 여벌의 옷도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또한 혼자 산행하기보다는 두세 명이 같이 산행해 주시는 것이 위험 발생 시 대처가 가능합니다."]
또, 아름다운 가을 산을 사진에 담겠다고 등산로를 벗어나거나 바위 끝, 절벽 가장자리까지 올라가는 것 역시 큰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
특히 안전시설이 부족한 이른바 ‘비법정 탐방로’는 더욱 위험한데요.
발 디딜 곳이 불안정한 데다, 사고가 나면 구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홍석/도봉산 119산악구조대 소방교 : "비법정, 비지정 탐방로 같은 경우는 정규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등산로 자체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119에 신고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데 음영(통신이 안 되는) 지역이 많아 신고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절대 출입해서는 안 됩니다."]
가을 산행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한데요.
출발 전에는 반드시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산행 중에도 수시로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살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몸이 무겁거나 어지럽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요.
또 산행 중에는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과 함께 초콜릿이나 열량이 높은 간식 등을 미리 챙겨 자주 섭취해 주는 게 좋습니다.
[한완재/국립공원공단 안전대책부 계장 : "본인 체력에 맞는 안전한 산행을 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는 코스 선택과 산행 시 앞 사람과 1미터 이상 거리를 두고 밀집 지역엔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탐방로별로 거리와 소요 시간 등 산행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후 입산 가능 시간을 확인하시고 지정된 시간 내에 산행을 종료하셔야 합니다."]
가을 산은 아름답지만, 방심은 한순간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을 먼저 챙기는 마음입니다.
사고는 언제나‘괜찮겠지’ 방심하는 순간, 찾아오기 때문인데요.
철저한 준비와 기본 수칙 준수만이 안전한 가을 산행을 지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