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경험 부족한데 출입 금지 등산까지”

2022.10.17 (15:47)

설악산 토왕성 폭포에서 구조대원이 추락한 등산객을 구조해 헬기에 오릅니다.

 

60세인 이 등산객은 등반 도중 30 미터 아래로 추락했는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앞서 지난달 3일에도 울산바위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50대 남성이 15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가을 산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산행에 나서면서 이 같은 사고 역시 늘고 있는데요.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산악 사고를 보면 10월에 모두 4천 4백여 건으로 1년 가운데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합니다.

 

10월이면 날마다 140건 넘게 사고가 나는 셈인데요.

 

특히 가을엔 단풍 절정기를 맞아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까지 충분한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서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일/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장 : "최근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단풍철이다 보니 야외 활동 계획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신의 체력이나 등산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산행하는 경우나 자기가 가려는 산의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산행에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산행에 나설 땐 자신의 체력과 날씨, 시간 계획까지 철저히 준비해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맑고 화창한 날씨라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에 올라선 안 되는데요.

 

특히 가을 산행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보온 재킷 등을 꼭 챙겨야 합니다.

 

또, 가을 산을 오를 땐 떨어진 낙엽에 미끄러지는 낙상 사고도 잦은 만큼 등산화와 스틱 등의 안전 장비는 필수인데요.

 

혹시 모를 조난에 대비해 비상식량, 휴대용 조명 등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고, 산행 도중이라도 몸에 무리가 오면 바로 하산해야 하는데요.

 

[강용우/환동해특수대응단 산악구조대 : "하산할 때도 발목 등이 다치지 않게 집중해서 조심히 내려와야 실족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사탕이나 초코바 같은 음식을 챙겨서 체력이 떨어졌을 때 섭취하면 에너지가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엔 나만의 경치를 즐기며 사진을 찍기 위해 출입이 금지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출입이 통제된 이른바 '비법정 탐방로'는 등산객들의 사고를 방지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출입 통제 구역입니다.

 

낭떠러지가 많고, 안전시설이 따로 없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설악산에선 법정 탐방로가 아닌 곳에서 암벽을 오르던 남성 두 명이 추락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구조를 위한 위치 표식이 없는 데다, 외진 길이라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도 많아 사고가 나도 대처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온라인상에선 보란 듯이 이런 정보를 주고받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증 사진을 올리고, 탐방 경로를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강용우/환동해특수대응단 산악구조대 :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서 비정규 등산로를 이용하게 되면 경로들이 오래됐거나, 시간이 흘러 소실되는 등 길이 어떤 상황일지 모르거든요. 인터넷에 있는 경로만 믿고 산행하는 건 위험합니다. 또 구조대원들이 진입하는 과정도 상당히 오래 걸리고 힘들기 때문에 비정규 등산로는 이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처럼 불법 산행은 사고 위험이 큰 데다 생태계까지 훼손하는 만큼 산행할 땐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