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걸음 속도 2~3배…“순식간에 찬다”

2022.10.17 (15:52)

주민과 관광객이 물이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습니다.

 

이때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는데요.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닷물이 지금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신속히 (갯벌에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갯벌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닷물이 바로 앞까지 들어찼는데도 조개를 캐는 손길을 멈추지 않는데요.

 

[문재은/서울시 서초구 : "(갯벌에서 나오라는 방송) 못 들었어요. 멀리서 조개가 너무 많이 나와서 못 듣고 있었어요."]

 

하지만 갯벌 활동에 정신이 팔린 사이 금세 물이 들어옵니다.

 

갯벌 위에 놔둔 카메라도 금방 물속에 잠기는데요.

 

밀물의 속도는 성인 걸음보다 두세 배 빠른 시속 7~15km 정도입니다.

 

갯벌에서 성인이 1분에 6 미터 정도를 걸을 때 밀물은 최대 18 미터까지 빠른 속도로 들어차는 건데요.

 

머뭇거리다가는 갯벌을 빠져나가기 전 밀물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 인천의 한 해수욕장에선 60대 남성 등 3명이 갯벌 활동을 하다 밀물에 고립돼 해경에 구조됐는데요.

 

같은 날 오후, 인천 강화도에서도 낚시꾼 5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서해안 곳곳에선 이런 사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데요.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한순간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정진/인천 해경 하늘 바다파출소 경장 : "갯벌 활동을 더 하고 싶겠지만 (밀물 시간이 되면) 물이 금방 차오르기 때문에 바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특히 밤에 가장 위험한데, 밤엔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간조 시간 이후에는 즉시 안전 구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또, 갯벌은 지형에 따라 물이 차는 속도가 다를 수 있는데요.

 

자신이 있는 곳엔 아직 물이 없더라도 지대가 낮은 쪽엔 물이 들어오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나와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요.

 

밀물 시간보다 1~2시간 전엔 육지로 이동해야 안전합니다.

 

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명 조끼를 반드시 착용하고, 휴대전화 등 통신 장비도 꼭 챙겨야 하는데요.

 

휴대전화에 해양 안전 애플리케이션 '해로드'를 미리 설치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위치 파악이 중요한 갯벌 사고에서 정확한 위치를 전송해 신고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김은민/인천 해양 경찰서 안전 관리계 경장 : "해로드 애플리케이션에 SOS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해양 경찰에 사고자의 위치가 바로 전송됩니다. 그래서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고, 만약 해로드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어려운 경우엔 119에 신고하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휴대전화를 챙기고, 음주 뒤 갯벌 접근은 자제하고, 최소 2명 이상 갯벌 활동을 함께할 것을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구명 조끼를 꼭 착용하기를바랍니다."]

 

최근엔 차량이 갯벌에 고립되는 사고도 잦은데요.

 

실제로 지난 6월 인천 옹진군에선 한 달간 3차례나 차량이 갯벌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 지난 7월 충남 당진의 한 해안가에선 주차 된 차량 두 대가 바닷물에 침수되기도 했는데요.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이동하거나 주차 해놓는 경우, 밀물이 들어오면서 그대로 바닷물에 잠기는 겁니다.

 

[최정진/인천 해경 하늘 바다파출소 경장 :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시간대에는 해안가에 물이 없기 때문에 차량이 들어갔다가 물이 차오를 때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고립 및 차량 침수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사전에 밀물 시간표를 정확히 확인하고, 간조 시간이 되면 즉시 이동해야 합니다."]

 

이미 차량의 침수가 시작됐다면 최대한 빨리 대피해 119에 신고하는 게 최선인데요.

 

해안가 인근을 지나거나, 차를 세우는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