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6명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전북 무주의 한 주택입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보일러는 본체와 연통 연결 부위에 검은 재가 쌓여 있는데요.
연통 내부에도 오랜 기간 쌓인 그을음이 가득해 외부로 빠져나가야 할 일산화탄소가 집 안으로 유입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산화탄소는 석탄이나 석유, 숯, 부탄가스 등 다양한 난방 연료에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날 때 생기는 유독성 가스인데요.
문제는 이 가스가 색도 없고 냄새도 없어 누출되고 있어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하품이 많이 나온다든지 혹은 머리가 띵하든지 또 두통이 온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의) 전조 증상이겠고요. 또 심하면 메스꺼움이라든지 구토 이런 증상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중독에 의한 전조 증상이라고 인식하기가 상당히 어렵거든요. 가스를 마신다고 하더라도 바로 이런 게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이렇게 인식하기는 상당이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알아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실험 영상인데요.
가스를 배출하는 배기관이 파손된 상황을 가정해 보일러를 가동해 봤습니다.
보일러를 켜자 금세 연기가 새어 나오더니, 불과 10초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3천 ppm을 넘어섭니다.
순식간에 4천 ppm까지 치솟았는데요.
30분 정도만 노출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전 점검이 필수인데요.
특히 배기관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일산화탄소는 대부분 보일러 배기관을 통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사고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배기관 점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았던 보일러의 경우 배기관이 처져 있거나 굽은 부분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내부가 이물질로 막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보일러를 켰을 때 발열, 소음, 진동이 평소와 다르다면 반드시 전원을 끄고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보일러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전문가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집인데요.
가스 감지기를 가까이 대자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낡은 배기관 사이에서 가스가 새고 있던 건데요.
이대로 보일러를 켰다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박철수/한국열관리시공협회 도봉 강북구회 부회장 : "배기구를 열어서 배기관 주변 청소를 깨끗이 하고, 배기관에 달라붙어 있는 재 같은 걸 털어줘야죠. 일반인들이 하기는 힘들고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야 합니다."]
가정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도 위험을 예방하는 방법인데요.
하지만 경보기를 설치하고 사전 점검을 하는 등 안전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경제적으로 부담인 취약 계층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와 기업에선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전수조사와 안전 점검을 하고 있는데요.
[안수연/서울시 도봉구청 복지정책과 : "한부모 가정이나 장애인,독거 어르신 등 스스로 보일러 점검이 어려운 취약 계층을 위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통 교체나 일산화탄소 감지 장치 교체, 그 다음에수리가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며, 해마다 전수 조사를 통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용 전 스스로 점검하고, 관리하는게 최선입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전문가에게 안전 점검을 받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