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5일 경기도 안성에 사는 A씨가 갑작스러운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 결과 SFTS, 즉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았고, 3일 뒤에 숨졌습니다.
진료 당시 A씨는 밭일을 한 뒤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는데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진원 /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SFTS에 걸리게 되면 열과 더불어 의식저하가 생기고 혈소판이 감소되면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굉장히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이고요 아직까지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약이 없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SFTS는 치사율이 약 20% 가까이 되는 감염병으로 2017년 이후 해마다 2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155명의 감염자 가운데 20명이 사망했습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에 감염사례가 집중되고 있는데요.
논밭에서 농사일을 하거나 등산 또는 산책처럼 비교적 가벼운 야외활동 도중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채준석 /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참진드기의 출현은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곳 어디든지 다 있다고 보면 돼요. 참진드기의 먹이가 동물이나 사람의 혈액이기 때문에 주로 동물이나 사람이 다니는 풀숲이 우거진 곳에 진드기들이 서식하기 때문에"
실제로 SFTS의 매개가 되는 참진드기의 경우 도심 속 공원이나 산책길 옆 풀숲 등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상황!
사람 뿐 아니라 반려동물 역시 참진드기에 물릴 위험이 크다는데요 실제로 서울, 경기 지역 등 도심 인근의 산과 공원에서
반려동물이 SFTS에서 감염된 사례만 해도 10여건이 넘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반려동물이 SFTS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사례가 있었던 만큼 반려동물과 산책한 뒤엔 진드기가 없는지 꼼꼼히 보고, 있으면 핀셋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정진원 /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6월 정도에 일본에서 애완동물로부터 감염된 예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애완동물도 야외활동을 많이 하고 진드기에 감염이 된 경우에 사람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은 있습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에 조심해야 할 질병은 또 있습니다. 바로, 유행성 출혈열로 잘 알려진 신증후군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이 대표적입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들쥐의 배설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먼지처럼 떠돌다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올 경우 감염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또 렙토스피라증은 들쥐 배설물 등으로 오염된 웅덩이에 접촉했을 때 걸릴 수 있는 질환인데요 두 질병 모두 발열성 감염병으로 9월에서 1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있습니다.
박숙경 /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 과장
"랩토스피라증은 무증상에서 가벼운 감기증상까지 다양한 경우를 보이는데요 보통 발열, 두통, 근육통, 구토, 안결막출혈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신증후군출혈열은 드물지만 우리나라에서 매년 10건 미만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감염병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외출 시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논밭의 고인 물에 손발을 씻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감염병들은 특히 초기 증상이 코로나와 비슷하기 때문에 진료를 받을 때 주의가 필요한데요 무엇보다 야외활동 뒤 2주 내에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진원 / 중앙대병원 내과 교수
"이런 증상만 가지고 지금 같은 시기에 감별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에 열과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일 경우에 진료를 보실 때 제일 중요한 것은 SFTS에 감염이 될만한 야외활동을 했는지를 꼭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올 가을 코로나와 독감에 이어 진드기나 설치류에 의한 감염병까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야외활동은 되도록 자제하고 개인 위생에 철저히 신경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