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말랐다” 작년보다 3.5배 증가

2022.11.22 (9:38)

희뿌연 연기가 바짝 마른 가을 산을 뒤덮었습니다.

 

2시간여 만에 큰불은 잡았지만 산림 0.5헥타르가 불에 탔는데요.

 

다음 날인 11일엔 충남 서천에서, 12일엔 경남 의령에서도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이달 들어 열흘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25건.

 

지난해 같은 기간 7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는데요.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불 예측 결과를 보면 올해 11월 산불이 발생할 확률은 지난 39년간의 수치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안희영/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해 예측·분석 센터장 : "최근 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5mm로 10년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하였는데요. 건조한 날씨로 산림 내 낙엽이 바짝 마른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산불 발생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남부 지방에는 최근 6개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65% 수준에 머무는 등 기상 가뭄이 나타나 중부지방에 비해 3배가량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가운데 가을철 산불은 보통 10% 내외에 불과합니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에 비해 가을엔 나뭇잎의 수분 함유량이 많아웬만한 불씨에는 불이 잘 붙지 않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올해는 계속된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이례적인 가을 산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산불 발생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만든 ‘습도 분포 지도’인데요.

 

붉은색이 될수록 습도가 낮은 걸 의미합니다.

 

올가을 들어 남부 내륙 곳곳으로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인데요.

 

건조특보는 대부분 해제됐지만, 적은 강수량으로 건조한 대기는 당분간 이어질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현재 남부 지방은 기상학적 가뭄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나라는 계속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짝 마른 낙엽이 산불에 얼마나 취약한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수분 함유량이 10%인 낙엽과 35%인 낙엽에 동시에 불을 붙여보았습니다.

 

수분이 10% 낙엽은 6초가 지나자 불길이 치솟았는데요.

 

반면 수분이 35%인 낙엽은 11초가 더 지나서야 불이 붙었습니다.

 

[안희영/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해 예측·분석 센터장 : "낙엽 안의수분은 열을 흡수해서 불이 잘 붙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봄철과 가을철 같이 건조한 상황에서는 낙엽들이 바짝 말라서 불이 쉽게붙고, 또 더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열에너지도 더 많이 발생시키는데요. 이에 따라서 산불도 더 쉽게 그리고 더 크게 확산한다고볼 수 있습니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의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됩니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산불 원인의 40% 이상은 담뱃불 등 산에 간 사람들이 실수로 낸 불이었는데요.

 

쓰레기나 논 · 밭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번지는 경우도 20%에 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산에서뿐만 아니라 산 인근에서는 어떠한 소각행위도 해선 안 되는데요.

 

만약 실수라도 산불을 낸 사람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물어야 합니다.

 

또, 이달 들어서는 실제로 불을 내지 않았어도 국립공원 안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한 과태료와 처벌 규정이 대폭 강화돼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요.

 

지정된 장소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인화 물질을 소지하다 적발되면 처음엔60만 원, 두 번째엔 100만 원, 세 번째엔 2백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