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더 졸린다…아차하면 대형사고

2023.01.16 (13:37)

고속도로를 달리던 탱크로리가 휴게소 진입로에 있는 방호벽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터널 벽에 홀로 부딪혀 뒤집히는가 하면 비상등을 켜고 서행하는 차들을 잇달아 추돌하기도 하는데요.

 

모두 겨울철 졸음운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들입니다.

 

겨울엔 날이 춥다 보니 히터를 켜고 창문을 닫은 채 오랜 시간 운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지영근/대구 달서구 : "추울 때는 (환기를) 잘 안 하는 편이죠. 운전하다 잠깐 졸았는데 뒤에서 경적을 울려서 깼죠. 차선을 약간 넘어갔다 온 것 같아요. 아찔했죠."]

 

[홍중근/서울시 중랑구 : "졸다가 갓길로 차선을 넘어가서 대형사고까지 일어날 뻔했어요.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차 안에서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때문입니다.

 

운전 중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 공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봤는데요.

 

성인 4명이 탄 채로 창문을 닫고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출발할 때 이산화탄소 농도는 482ppm. 달린 지 5분 30초 만에 이산화탄소농도가 5배 이상 올라갔는데요.

 

5분이 더 지나자 4,000ppm을 넘어섭니다.

 

[이준혁/노원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조교수 :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반대로 산소 농도는 낮아지고 그러다 보면 뇌로 가는 산소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졸음이 유발됩니다. 다른 증상으로는 심박수가 좀 빨라지고,어지럽고,  두통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료를 보면, 차가 시속 100km로 달릴 경우 1초만 졸아도 28m를 주행하게 됩니다.

 

4초 정도 졸았다면 눈을 감고 100m 이상을 감속 없이 주행하는 건데요.

 

주행 중인 속도 그대로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명적입니다.

 

한국도로공사의 집계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전국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580여 명.

 

이 가운데 졸음운전이나 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400여 명으로 전체의69%를 차지하는데요.

 

[지수구/한국도로공사 교통처 차장 : "사고 발생 직전까지 핸들조작이나 제동 등의 사고 예방 조치 없이 주변 차량이나 고정된 시설물 등에 부딪히기 때문에 피해가 크고요. 특히 앞 차량이 서행하거나 정지해 있는 경우에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행 중 돌발 상황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빨리 대처할 수 있는지 알아본 실험영상인데요.

 

실험 전날 24시간 잠을 자지 않아 매우 피곤한 상황.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는 도중 정지신호가 켜졌지만, 장애물인 분수를 그대로 지나치고 맙니다.

 

일반적인 상태라면 정지거리는 29 미터.

 

하지만 졸린 상태에서는 정지거리가 20 미터나 더 늘어났는데요.

 

[한세영/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 연구교수 : "일반적인 주행같은 경우는 운전자가 충분히 즉각적으로 돌발 상황에 대응을 할 수 있지만 졸음운전의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할뿐더러 돌발 상황에 대한 인지시간 및 반응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운전을 나서기 전 충분한 숙면이 필수입니다.

 

바깥 공기가 들어오는 외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더라도 30분에 한 번씩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하는데요.

 

창문을 열어도 잠이 깨지 않는다면 곧장 가까운 졸음쉼터나 휴게소를 찾아서쉬어가고, 졸리지 않더라도 2시간에 한 번씩은 쉬어가는 게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