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데 고혈압…인지율은 20%대 불과

2023.01.26 (15:53)

경계성 고혈압 진단을 받은 30대 남성입니다.

 

체중을 20kg 정도 줄이면서 고혈압 약을 끊었다가 최근 약을 다시 먹어야할 정도로 혈압이 높아졌는데요.

 

[유태혁/경기도 파주시 : "제가 비만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고혈압 진단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약을 끊었다가 다시 고혈압이 생겼다는 게 조금 우려스럽죠."]

 

이 같은 젊은 고혈압 환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2~30대에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7년 19만 5천여 명에서 2021년 25만 2천여 명으로 30%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특히 20대 고혈압 환자는 4년 사이 40% 넘게 늘었습니다.

 

변화한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김혜미/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젊은 고혈압 환자 증가의 대표적인 원인은 비만과 스트레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달 문화가 많이 활성화되고, 또 잦은 외식으로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지만 또 한편으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량은 적어지면서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취업난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도 젊은 고혈압 환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혈압은 보통 ‘140에 90’처럼 두 가지 숫자로 나타내는데 높은 숫자는 수축기 혈압으로 심장이 혈액을 밖으로 밀어내는 압력을 의미합니다.

 

낮은 숫자는 이완기 혈압으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올 때 혈관이 받게 되는 압력을 말하는데요.

 

혈압은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 이완기 혈압이 90mmHg(밀리미터 머큐리)보다 높으면 치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젊은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자신의 혈압이 높은 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60세 이상에선 자신이 고혈압 환자임을 알고 있는 인지율이 84%에 달했지만 2~30대는 22%에 불과했습니다.

 

또, 고혈압인 걸 알아도 치료에 소홀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전경현/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 "젊은 환자일수록 자기 건강에 대해 조금 과신하는 경향이 있고요. 건강검진을 하게되면 자신의 혈압을 알게 되는데, 젊은 사람일수록 건강검진 수검률이 많이 떨어집니다. 치료하게 되면 치료 성공률이 7~80%로 굉장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율이 떨어집니다.)"]

 

흔히 머리가 아프고, 목덜미가 뻣뻣한 증상이 나타날 때 혈압이 오른 것 같다고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증상은 혈압과 큰 관련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평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요.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고혈압을 방치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김혜미/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장이나 뇌, 콩팥, 혈관과 같은 장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결국에는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뇌혈관 질환, 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 또는 만성 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고혈압은 약으로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하거나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있는 경우라면 젊은 나이라도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두고 수시로 측정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또, 고혈압 위험을 키우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식습관과 더불어 꾸준한 운동도 병행해야 합니다.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나는 강도의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은데요.

 

최근에는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등 혈압 측정이 가능한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이있는 만큼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