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봄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지선/인천시 연수구 : "지금 날씨가 딱 좋아서 춥지도 않고 막 덥지도 않고, 새싹들도 피어나는 시기라서 되게 좋아요."]
[정인우/서울시 구로구 : "저희 말고도 등산객이 되게 많고, 뭔가 이제 코로나로 잃어버린 활력을 다시 찾아가는 것 같아서 되게 좋은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3월은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시기로 도심 한낮은 포근하지만 산 위는 여전히 기온이 낮고, 바람이 찬데요.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섰다간 사고를 당하기 쉽습니다.
최근 2년간 등산 사고 건수는 3월 한 달에만 940여 건에 달하는데요.
15명이 목숨을 잃고, 530여 명이 다쳤습니다.
[황도윤/국립공원공단 팀장 : "(봄에) 등산하면 산행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올라가다가 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요."]
봄엔 미끄럼에 의한 실족 사고가 가장 잦습니다.
그다음은 길을 잃는 조난, 심장마비나 혈관 질환 같은 개인의 건강 문제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실족이나 조난과 같은 사고는 이맘때 산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 일어납니다.
산은 100 미터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평균 0.65도씩 내려가는데요.
평지 기온이 15도라도 해발 800 미터 산에선 10도 아래로 떨어집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의 그늘진 곳이나 낙엽 아래엔 아직 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요.
[김재운/국립공원공단 특수산악구조대장 : "(얼음이 남아있는) 구간에 낙엽이 쌓이면 얼음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상당히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행에 가면 꼭 등산화를 신는 게 좋습니다. 보온 될 수 있는 옷, 또 따뜻한 음료 등을 준비해 사고를 예방해야겠습니다."]
낮에는 포근하지만, 해가 지면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도 봄철 산행의 위험 요소입니다.
가볍게 입고 산에 올랐다 저체온증에 빠지거나, 평소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하는 경우도 잦은데요.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립공원 탐방객의 사망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산행하다 심장 돌연사로 목숨을 잃은 경우가 전체 사망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오재훈/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 : "본인의 신체 능력을 넘어서는 활동을 하게 되면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산행 중엔) 평소보다 숨이 많이 차진 않은지,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진 않는지 살피고 또 식은땀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문에 산에 오르기 전엔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산행 계획을 적절히 짜야 합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충분한 준비 운동과 휴식도 꼭 필요한데요.
응급처치 방법을 미리 알아두고, 일행을 동반하는 것도 위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황도윤/국립공원공단 팀장 : "봄철엔 기온 변화가 심해 바람막이 외투 등을 꼭 챙겨 산행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출발 전에 반드시 기상 정보를 확인하는 게 필수고요.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국가지점번호나 가는 곳의 안전 쉼터 등을 확인하고 출발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산행하다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다면, 놀라거나 당황하지 말고 119에 신고한 뒤 바로 심폐소생술에 나서야 합니다.
산에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환자의 뇌 손상을 막으려면 '최적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방법을 모르더라도, 인근 산악구조대나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으면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