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꺼운 패딩에 모자와 목도리까지 중무장했지만,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인데요.
[오미경/서울 용산구 : "일기예보를보긴 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추운 줄은 몰랐어요. 정말오늘 춥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한파가 이어지면 한랭 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랭 질환이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저체온증이 대표적인데요.
저체온증에 노출되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근육이 경직되고 각종 장기에 손상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저체온증에 가장 취약한 건 고령자들인데요.
실제로 이번 겨울 전국에서 신고 된 한랭 질환자의 64%는 60대 이상 노인이었습니다.
80대 이상이 31%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18.6%로 뒤를 이었는데요.
나이가 들면 체열을 만들어내는 근육이 수축해 추위를 잘 느끼지 못하다 보니 한랭 질환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덕호/노원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고령층의경우) 외부 체온이 낮아짐에 따라 몸을 떤다든지 혹은 열을 발생할 수 있게 하는 반응 속도가 점차 느려지면서저체온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더불어서 열을 생산하고 발산하는 역할을 하는몸에 있는 근육들이 점차 줄어들게 되고 또 피하 지방, 피부층이 얇아지게 되면서 열이 외부로 잘 발산하게되어서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게 됩니다."]
한랭 질환은 산이나 스키장 등에서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할 때 걸린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한랭 질환자 10명 가운데 2명은 집을포함한 실내에서 한랭 질환에 노출됐습니다.
추운 바깥이 아닌 실내에 있다고 안심해선 안 되는 건데요.
[안윤진/질병관리청 기후보건·건강위해대비과장 : "고령층이 되면 더 보온에 신경 써야 하는데 가볍게 생각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경우, 한랭 질환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고 생각됩니다. 집 안에서도아주 따뜻하게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부정맥, 뇌졸중과 같은 심장, 뇌혈관질환을앓고 있다면 한랭 질환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추위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평소보다 혈압이 더 오르기 때문인데요.
[박준석/서울시 서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장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신체는 혈관을 수축해서 체온을 유지하도록 반응해 이에 따라서 심장 박동수와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게 돼서 심근경색 환자나 부정맥 환자에게서는 심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추위가 예보되면 노년층과 만성질환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꼭 외출해야 한다면 모자와 목도리, 마스크 등을 챙기고 보온, 방수 기능이 있는 옷과 신발을 준비해 착용하는 게 바람직한데요.
실내 온도는 20도 안팎으로, 건조하지 않게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추위에 대비했어도, 심하게 몸이 떨리거나 피부가 차고 창백해지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을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김덕호/노원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몸을떤다든지 의식이 줄어든다든지 혹은 손발이 차갑게 변한다든지 혹은 청색증을 보인다든지 하는 증상들을 통해서 저체온증을 의심할 수가 있고요. 질문이라든지 꼬집음에 대해서 잘 반응하고 이야기하고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할 수 있는 의식 수준을 갖고있다면, 이때는 경도 저체온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땐 담요나 이불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요.
하지만 의식이 떨어지거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