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정성껏 만든 명절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기온이 높아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명절에는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며칠 동안 보관해 먹는 경우가 많은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기온이 내려가는 10월에도 해마다 평균 570명 가까운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한명희/경기도 고양시 : "추석은 아무래도 좀 더울 때여서 미리 전을 해놓으면 맛도 없고, 또 상할 수도 있어서 그냥 바로 전날 준비해요."]
추석 연휴, 긴 이동길도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맘때 차 안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어, 음식이 금세 상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고속도로 정체로 이동이 길어지다 보면, 식중독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들이 때 많이 준비하는 김밥이나 샌드위치도 차 안이나 상온에 그대로 두면 세균이 빠르게 번져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한정아/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 연구관 : "명절 때는 귀성하거나 귀경하실 때 명절 음식도 많이 가져오시는데 차 안 온도가 높아지거나 또 햇볕이 많이 들어오는 곳은 온도가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보랭 가방이나 아이스 팩을 준비하시는 게 좋고, 냉장 보관을 했던 음식하고 따뜻한 음식을 같이 보관하시면 온도가 높아져서 미생물이 자랄 수 있으니까 분리(해 이동)하시는 게 좋습니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장 보는 순간부터 신경 써야 합니다.
밀가루나 식용유처럼 냉장이 필요 없는 제품부터 고르고 과일과 채소, 냉장 · 냉동식품 순으로 담아야 하는데요.
고기와 생선은 가장 마지막에 담아야 신선도를 지킬 수 있습니다.
[김도균/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장 볼 때도)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1시간 이내에 집에 도착하실 수 있도록 동선을 미리 계획하시거나 또 장보기 전에 냉장고를 미리 정리하셔서 식품을 바로 보관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 온 재료를 보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한데요.
깨끗이 씻은 채소는 2시간 안에 사용하거나, 바로 냉장고에 넣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식기세척기나 에어프라이어처럼 열이 나는 기기 근처에는 두지 않는 게 좋은데요.
또, 조리 전이나 생고기 · 생선 · 달걀 등을 만진 뒤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 교차오염을 막아야 합니다.
음식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한데요.
[김도균/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김밥이나 도시락같이 여러 식재료가 혼합되어 있고 또 교차 오염이 발생하기 쉬운 식품군들이 실온에 방치되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게 됩니다. 또 냉동식품 같은 경우에 해동할 때 실온에서 해동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시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즉시 조리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식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은 구토와 복통, 설사입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어르신은 증상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심한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한데요.
[신수정/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따뜻한 물이나 이온 음료를 자주 섭취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고열이 지속되거나 물도 먹기 힘들 정도로 구토가 반복되거나 혈변이 동반된 심한 복통이 있거나 어지러움이나 의식 저하가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합니다."]
풍성해야 할 명절, 작은 부주의가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음식은 먹을 만큼만 준비하고, 상온에 오래 둔 음식은 아쉽더라도 버리는 것, 그것이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