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악화되는 ‘안구건조증’…중장년층 취약

2025.02.12 (13:52)

겨울철엔 난방을 오래 하다 보니 실내 공기가 금세 건조해집니다.

 

이때 눈이 뻑뻑하거나, 눈물이 평소보다 많아진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초기엔 눈이 침침하거나 따가운 느낌이 드는 데 그치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눈이 시리거나 충혈되고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눈곱이 자주 끼는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심하면 두통이 오기도 하는데요.

 

[고경민/안과 전문의 : "날이 추워지는 겨울철이 되면 안구건조증 환자의 비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눈 표면을 감싸고 있는 눈물막의 특성 때문인데요. 찬바람에 노출되거나 건조하게 되면 눈물막이 불균형해지면서 눈물의 증발을 빨리 촉진하게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안구건조증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지난 2023년 한해에만 400만 명을 넘어섭니다.

 

젊은 층보단 주로 50~60대에서 많이 발생했는데요.

 

60대 환자가 19.9%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7.6%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때가 되면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고 노안이 찾아오면서 눈물 분비량 역시 크게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이현수/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 "안구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노화인데, 40대 이후에 노화로 눈물샘의 기능이 떨어지고 눈물 분비가 감소하는 중장년층에서 안구건조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게 되고요. 특히 이 연령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같이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안구건조증이 더 악화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평소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안구건조증에 더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증상을 더욱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눈물 분비 기능이 떨어져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더 큰데요.

 

또 항히스타민제나 고혈압 치료제,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약물의 일부 성분이 눈물 생성을 억제해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현수/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 "안구건조증과 고혈압은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지만 약제 드시는 거 있잖아요. 그거 자체가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특히 당뇨 같은 경우에는 눈물샘과 각막 신경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전신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수면 부족이나 아니면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그런 약제를 복용하는 것 자체도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찬바람을 피하고, 가습기 등으로 실내를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특히, 스마트폰이나 TV 화면을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계속 뜨고 있게 돼 눈물이 더 쉽게 마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거릴 필요가 있는데요.

 

이때 인공눈물을 눈에 넣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순 있지만 근본 원인을 찾지 않고 인공눈물에만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고경민/안과 전문의 : "인공눈물 약은 상당히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눈물 약 중에서도 보존제가 함유된 제품을 너무 남용하게 되면 안구건조증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또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남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심한 경우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고 미세먼지가 잦은 계절, 눈이 자주 뻑뻑해지거나 눈물이 쉽게 흐른다면 눈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