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거문도 인근에서 낚시하던 40대 남성이 거센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습니다.
바위를 붙잡고 버티던 그는 15분 만에 해경에 구조됐는데요.
같은 달, 제주 서귀포 해안에서도 낚시객 2명이 파도에 떠밀려 실종됐습니다.
한 명은 스스로 헤엄쳐 나왔지만,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40대 남성은 하루 뒤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모두 갑작스럽게 밀려든 너울성 파도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발생한 큰 파도가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 해안에 도달하는 현상인데요.
바람에 의해 생기는 ‘풍랑’과 달리, 겉보기엔 잔잔해 보이는 바다에서도 예고 없이 들이닥칠 수 있습니다.
또, 풍랑은 해안에 닿으며 점차 힘이 약해지지만 너울은 많은 바닷물을 한꺼번에 밀어내 방파제를 넘어설 만큼 위력적인데요.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일반적인 파도와 달리 너울성 파도는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한 풍파가 해안가에 도달하기 때문에 갯바위나 방파제에 부딪히면 바닷물이 높이 솟구치고 해변에서는 (파도가) 평소보다 더 높이 밀려올 수 있어서 위험성이 높습니다."]
파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15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마을에 3미터 높이의 파도가 치는 상황을 가정해 봤습니다. 방파제가 일정 부분 파도를 막아내는데요.
하지만 파도의 높이를 9미터로 키우자, 순식간에 방파제를 넘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박형성/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해안재난연구팀장 : "너울성 파도는 그냥 물이 밀려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매우 큰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해안 구조물에 작용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약 7미터의 파도가 칠 때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은 1제곱미터당 30톤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승용차가 시속 50킬로미터로 콘크리트 벽을 충돌하는 것과 같은 위력입니다."]
실제로 너울성 파도는 해안가 낚시객뿐 아니라 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해변에서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까지 순식간에 위험에 빠트리는데요.
따라서 방파제나 해안가, 해수욕장 인근에서 활동할 땐 반드시 기상 예보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출입이 금지된 방파제나 갯바위엔 절대 들어가지 말고, 낚시나 레저 활동을 할 땐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는데요.
[김동혁/강원 동해시 묵호파출소 경장 : "파도에 휩쓸려 해상으로 떨어질 경우 주변에 암초나 방파제 구조물 등에 의하여 다시 올라오기가 어렵습니다. 혼자보다는 둘 이상이 활동하시어 사고 발생 시 즉시 119에 신고할 수 있어야 하고 비상시를 대비하여 조명이나 호각 등의 장구를 갖추셔야 합니다."]
또, 파도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해안가에서 주의 방송이 나오면 즉시 위험 지역을 벗어나야 합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행동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특히 만조나 새벽 시간대에는 해수면 높이가 올라가면서 파도가 더욱 위력적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강원 동해안의 경우 동해안 6개 시군의 해안가 81개소에서 너울 위험성과 피해 예방을 알리는 경보 방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경고 방송이 나오면 즉시 해안가에서 벗어나 대피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만약 너울성 파도에 휩쓸린 사람을 보더라도 직접 뛰어들어 구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데요.
즉시 119에 신고하고, 부력이 있는 물건을 던져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잡고 버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리한 행동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철저한 예방과 빠른 신고, 그리고 침착한 대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