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해맞이 산행…가까운 야산도 철저히 준비

2026.01.02 (10:21)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해가 뜨기 전, 또는 해가 진 뒤 산을 오르는 겨울 산행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하루 중 기온은 가장 낮고, 어둠 속에서는 발밑을 제대로 살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눈에 잘 띄지 않는 얇은 얼음은 순간적인 미끄럼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게다가 연말연시엔 등산객이 몰리면 산길이 더 혼잡해집니다.

 

해맞이나 해넘이 시간을 맞추려다 걸음을 재촉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조급함이 겨울 산행 사고를 부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승철/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교육원 산악안전교육부장 : "겨울철에는 낮 시간이 짧다 보니까 산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등산하시는 분들이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고요. 새벽녘이나 해 질 무렵에는 시야 확보가 잘 안됩니다. 그로 인해서 길을 잃는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상에 오른 뒤인데요.

 

겨울 산행 사고의 상당수는 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서둘러 내려가다 보면 보폭이 커지고 균형을 잃기 쉬워 낙상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큰데요.

 

특히 해넘이를 보고 내려올 때는 어둠 속에서 하산을 시작해야하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재운/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특수산악구조대장 : "겨울철에는 저지대와 고지대의 온도차로 인하여 아이젠이나 (등산용) 스틱을 안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탐방로 상태가 결빙되어 있고, 눈이 쌓여 있기 때문에 어두운 시간대에 하산하시다 보면 암(바위) 등에 걸려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겨울 산행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준비 하나가 사고를 막는 중요한 차이가 될 수 있는데요.

 

산에 오르기 전에는 가벼운 체조로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풀어주고, 하산할 때까지 적당한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눈이나 빙판길을 대비해 미끄럼 방지 장치인 아이젠도 준비해야 하는데요.

 

필요할 때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도 미리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또, 등산 코스는 익숙한 곳으로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오르는 게 안전한데요.

 

그 밖에도 어둠을 밝혀줄 손전등과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체력을 보충해 줄 간식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최승철/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교육원 산악안전교육부장 : "겨울철 산은 예기치 못한 강풍 등으로 인한 날씨 변화가 심하고요. 특히 눈 쌓인 산은 탐방로가 구별되지 않아 길을 잃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약 길을 잃었을 때는 (구조대에) 자신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국가 지점번호나 위치 표지판 주소를 알려주시면 좋고요. 신고 후에는 이동하지 않고 최대한 보온을 유지하면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벼운 산행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모자와 장갑, 덧입을 여벌의 옷 등 방한용품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데요.

 

만약 질환을 앓고 있다면 상비약을 반드시 챙기고 몸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무리하지 말고, 즉시 하산해야 합니다.

 

[오영택/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체온이 실제로 떨어지게 되면 의식이 처지고 나중에는 심장이 굉장히 문제가 됩니다. 허혈성 심질환 같은 게 있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운동으로 인한 부담도 가중되는 데다 혈압에 의한 심부전도 가중되는 상태가 되는 거라서 갑자기 심정지로 돌아가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졸중 같은 것도 잘 생길 수 있어서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구음 장애 그리고 의식이 처지는 증상 같은 것들이 생기신다면 병원 진료를 빨리 보셔야 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정상에 섰느냐가 아니라, 무사히 돌아왔느냐 입니다.

 

겨울 산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욕심을 내려놓는 용기가 자신을 지키는 선택이 될 수 있는데요.

 

그 한 번의 판단이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