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이 무너져내리면서 마을 전체가 초토화됐습니다
[오봉송/경기 안성시 남산마을 주민 : "벼락이 치면서 산이 붕 뜬 거라고 우르르 내려온 거죠. 바윗돌하고. 생지옥이 된 거죠, 그때는"]
시간당 8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난 건데요
이로 인해 주택 한 채가 10m 넘게 쓸려 내려갔고 집 안에 있던 70대 주민이 매몰되기도 했습니다.
[송감영 / 경기 안성시 남산마을 주민 : "옆에 혼자 사는 아줌마가 산사태라는 걸 생각 못 했는지 안 나오고 있었나 봐요 나중에 무너진 뒤에 보니까 연락도 안 되고"]
이처럼 긴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올 여름에 발생한 산사태만 약 천 이백 건에 달하고, 전남 곡성에서 일어난 산사태로만 5명이 숨지는 등 그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승배 본부장 / 한국기상산업협회 : "올해 2-3일 사이에 500mm 넘는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단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날씨가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여름철 장마 기간 동안 올해처럼 산사태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강우량 30㎜, 연속 강우량 200㎜ 이상만 되어도 산사태가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 집중호우가 산사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35도의 경사지에 시간당 70mm의 인공강우를 뿌렸더니 24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비탈 전체가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번엔 실제 산사태가 일어난 장소와 똑같은 토층을 조성한 후 시간당 50mm의 인공강우를 뿌렸더니 단 11시간 만에 무너졌습니다.
[석재욱 팀장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반재난실험팀 : "흙으로 된 층이 흙뿐만 아니라 물이 잘 통과하지 않는 불투수층을 가지고 있을 경우 더 빨리 무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인공 비탈면 등 산사태에 특별히 취약한 지형이 있는 만큼 대비를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당 강우량이 많아질수록 산사태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지난 2011년에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의 경우 사고 전날 시간당 113㎜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6명의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습니다.
똑같은 양의 비가 내리더라도 특별히 산사태의 우려가 큰 지형도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흙을 쌓아놓은 비탈면이나 땅의 균열로 인해 용출수, 즉 물이 중간에서 새어 나오는 곳!
그리고 뿌리가 얕은 수종이나 어린 나무가 밀집 돼 있는 곳 등이 산사태에 취약합니다.
또한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있을 경우 산사태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전문가들은 시간당 강우량이 70mm이상일 경우 산 밑에 있는 지역 어디든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이창우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 "경사가 급하거나 물을 많이 잘 모을 수 있는 지형이 취약한 지형입니다. 그런데 정도 이상의 비가 오게 되면 상대적으로 경사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산사태에 취약해지는 상황이 됩니다."]
산사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미리 대피하는 것이 최선인데요
평상시 산사태의 사전 징후를 감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다음의 상황을 주의해서 지켜봐야 합니다
먼저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솟아오르는 경우,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경사지에서 돌이 굴러 내려오거나 나무가 평소보다 크게 흔들릴 때!
그리고, 땅속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즉각 대피해야 합니다
[이창우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 "산사태 주의보나 산사태 경보 상황이 됐을 때는 사전에 대피소를 파악해두시고 이동 경로까지 파악하신 다음에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산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특히 집중호우가 계속될 경우 산사태 취약 지역 주민이 아니더라도 대피 명령 문자와 산사태 위험특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겠습니다